중동 답 피하고 이민자·낙태 두고 설전…'월즈-밴스' 첫 TV토론

'파란색' 월즈-'붉은색' 밴스…CBS 주관으로 90여분 진행

이민자 논쟁 때 마이크 끊기기도…총기·경제 문제도 상반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60)와 공화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40·오하이오)이 1일(현지시간) TV 토론회를 통해 맞붙었다.

정식 부통령 후보가 된 뒤 두 사람이 토론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월즈와 밴스는 중동 정세, 이민자, 낙태, 총기 문제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오후 9시(현지시간)부터 CBS 방송 주관으로 뉴욕의 CBS방송센터에서 90여 분간 열렸다.

두 사람은 토론이 시작되기 직전 무대로 올라와 악수를 나눴다. 월즈는 파란색, 밴스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등장했다. 밴스는 월즈에게 "만나서 반갑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중동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월즈와 밴스 모두 즉답을 피했다.

월즈의 경우, 자신의 러닝메이트(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차분하고 안정된 리더십을 강조하는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트럼프가 러시아, 북한과 맺은 긴밀한 관계를 비판했다.

그는 앞서 이란이 항공기를 격추한 일이 있을 때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며 "트럼프의 재임 기간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면 밴스는 트럼프의 재임 기간 동안 효과적인 억지력으로 안정을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 동안 이란이 어느 때보다 핵무기에 가까워졌다면서 "지난 3년 반 동안 부통령을 지낸 사람이 누구냐. 정답은 내가 아니라 당신의 러닝메이트(해리스)"라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이민자 문제를 놓고서는 세게 맞붙기도 했다. 특히 아이티 이민자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에는 격렬한 논쟁이 벌어져 마이크가 끊겼다.

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겸 미네소타 주지사가 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CBS 주최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10.0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팀 월즈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겸 미네소타 주지사가 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겸 오하이오주 상원의원과 CBS 주최 TV 토론을 하고 있다. 

월즈는 밴스가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의 반려동물을 몰래 잡아가 먹었다'는 주장을 했던 것을 거론하며 "다른 인간을 비인간화하고 악마화하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밴스가 이에 대해 반박에 나서는 등 상황이 격화하자 CBS는 혼란스러운 대화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마이크를 차단했다.

낙태권에 있어서 월즈는 여성의 낙태권이 "기본적인 인권"이자 "건강 관리에 관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해리스와 월즈가 낙태를 지지한다는 밴스의 비난에 월즈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을 지지하고 그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밴스는 이날 많은 미국인들이 낙태권 문제로 공화당에 신뢰를 잃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훨씬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총기 규제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밴스는 특히 학교 총격 사건과 관련해 언급하면서 "유일한 해답은 학교를 강화하는 것이다. 잠금 장치를 비롯해 문을 더 튼튼하게 만들고 학교 관련 담당관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반면 월즈는 총 자체의 규제에 무게를 뒀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결국 희생양을 찾는 것일 때가 많고 때때로 그것은 총"이라고 말했다.

밴스는 월즈가 자신의 아들이 총기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하자 "몰랐다"면서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두 사람의 경제 시각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중산층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월즈는 부자증세, 법인세 인상이라는 카드를 강조했고 밴스는 감세와 관세를 통해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동남부를 휩쓴 허리케인 '헐린'을 두고도 두 사람 간 은근한 신경전이 엿보였다.

앞서 트럼프가 허리케인 피해에 대한 연방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 지역은 상대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밴스는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강력하고 공격적인 연방 차원의 대응을 원한다"고 했다.

월즈는 이에 대해 "허리케인과 같은 재난을 복구하는 데 있어 주지사는 당파성을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월즈는 '거짓말 논란'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천안문 민주화 운동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두고 여러 증거와 함께 사실상 거짓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그해 여름에 중국에 갔었는데 내가 잘못 말했다"면서도 "나는 천안문 운동이 진행 중일 때 홍콩과 중국에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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