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울타리 뚫고 트럼프 겨눈 총구…'엎드려라' 긴박했던 암살 위기
- 24-09-16
오후 1시30분경 총구 발견하고 대응 사격, 용의자 닛산 SUV 타고 도주
목격자 제보로 용의자 추적 끝 검거…트럼프 "나는 안전하고 건강"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을 노린 두 번째 저격 시도 사건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한 암살 시도다.
이날 비밀경호국(SS)이 한발 앞서 용의자를 포착하고, 저격 시도를 저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투표일을 51일 앞둔 시점에 다시 한번 위기를 모면했다.
수사 당국이 언론 브리핑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인 소유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했다. 이 골프장은 트럼프의 거주지는 마러라고 리조트의 인근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타주에서 마크 버넷이 주최한 모금 행사를 마치고 전날 밤늦게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이날은 절친한 친구이자 고문인 스티브 위트코프 등 동반자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고 한다.
팜비치 카운티 보안관 릭 브래드쇼에 따르면 비밀경호국 요원은 경호 규정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일행보다 300~500야드(274~457m) 떨어진 한두 홀 앞까지 앞서 이동하며 경호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그러던 중 오후 1시30분경, 다섯 번째 홀과 일곱 번째 홀 사이에서 한 요원이 골프장을 둘러싼 나무가 늘어선 곳에 세워진 울타리를 뚫고 라이플 총구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한다.
요원은 곧바로 총을 쏘며 대응했고, 트럼프 경호원은 트럼프를 곧장 안전한 실내 장소로 대피시켰다.
총격범은 AK-47 스타일의 소총과 가방 2개, 녹화를 위해 울타리에 장착된 카메라를 현장에 버려 둔 채 검은색 닛산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 소식을 전하며 "해당 골프장은 일반인에게 개방돼 있고 교통량이 많은 근처에 있어 비밀경호국이 경호가 특히 어려운 장소로 여겨 왔다"라고 보도했다.
WP는 또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한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나에게 '엎드려라'라고 말했고, 코스 밖으로 나오게 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브래드쇼 보안관은 도주하는 총격 용의자를 목격하고 경찰에 전화해 차량과 번호판을 신고한 목격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속도로에서 추적해 인근 마틴 카운티에서 북쪽으로 약 45마일(7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차량을 붙잡았다.
팜비치 카운티 주 검사 데이비든 아론버그는 검찰이 용의자의 재판 전 구금을 위한 영장과 신청서를 작성 중이다.
브래드쇼는 보안관은 이날 소총을 발견한 요원과 법 집행 기관의 대응을 칭찬하는 한편,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보다 경호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비밀경호국은 사건이 발생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인근 거주지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이동시키기 전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골프 클럽에 그를 머물게 했다.
WP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나는 안전하고 건강하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이 세상에는 우리를 막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 유세 도중 총격에 의해 오른쪽 귀 윗쪽을 관통당하는 부상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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