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지연] 샛별예술단 2024 유럽 순회공연을 마치고(1)

샛별예술단이 최근 영국 런던 등 2024 순회공연 잘 마치고 시애틀로 복귀했다. 순회공연을 이끈 최지연 샛별문화원 원장이 3번에 걸쳐 순회공연의 이야기를 나눠서 게재한다/편집자註

 

스코트랜드, 런던 , 아이스랜드 공연통해 하나님 은혜를 

 

매해 여름방학에는 샛별이 여름순회공연을 떠난다.

준비를 위해 문화원에 자주 모여 연습하고, 이곳 저곳 다니며 공연을 하다 보면 여름방학이 곧 지나간다.

단원들 연습시키고, 비행기표, 숙소, 식사, 관광, 그 보다 어려운 공연 스케쥴을 짜는 일이 인솔자와 선생들 몫. 하나님을 향한 사명과 단원들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올해는 한국과 필리핀을 가기로 준비하고 있던 작년 12월, 28년째 스코트랜드에서 선교하시는 김위식 목사님이 5년 만에 시애틀에 오셔서 또 말씀하신다.

"스코트랜드는 사람들이 교회 오지 않고, 교회가 술집으로 팔려 나가는 실정입니다. 한 사람에게라도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샛별이 와서 공연을 해 준다면, 우리 성도들이 힘을 얻고 시골 동네에 기쁨이 될 것입니다.      

세계에서 제일 물가 비싼 나라라 외면했었는데 이번에는 약속을 하고 말았다. 

스코트랜드 최대 도시 글라스고어 공항에 내리자 기대 밖으로 서늘한 날씨, 상쾌한 공기가 우리를 맞았다.

김위식 목사님께서 마중나와 주셨고,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 서둘러 짐을 실었다.

버스는 복잡한 도시로 들어가는 대신 흰 양떼와 소들이 풀을 뜯는 푸른 들판과 언덕이 이어지는 길을 1시간 정도 달렸다.

또 다시 끝없는 북해를 보며 해안가 좁은 길을 1시간 달리자 스코트랜드 최남단 해안가 도시 스트란나, 1,000 된 도시에 수백 년된 석조건물들이 줄지어 눈에 들어온다.

새 건물은 지을 수 없고, 건물 외벽도 마음대로 고칠수 없단다.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소박하고 아름다운 도시, 갈매기 소리가 외롭게 들려왔다.

버스는 목사님이 18년째 섬기시는 스트란나 커뮤니티 교회 앞에 섰다.

400년 된 교회는 돌 벽, 높은 천정과 아름다운 스테인그라스로 지어졌고, 붉은 카펫의 강단, 양 옆에 피아노와 시정부에 등록된 파이프 오르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교회 앞은 길마저 Church Street 이다.

존 낙스 목사님이 메리 여왕과의 목숨 건 투쟁으로 종교개혁에 성공하여 장로교 본산지인 스코트랜드는 500 년 동안 기독교가 발전하며 부강해져서 조선을 비롯해 전 세계로 선교사를 보냈던 나라다.

 1950년 전부터 기독교가 쇠락하기 시작해 50년 동안 성도가 반으로 줄었고, 2천 년도부터 20년 동안 다시 반으로 줄었는데, 팬대믹 이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교회들은 술집과 마약을 나누는 클럽에 팔려 나갔고 남은 교회들도 노인들 몇 사람이 지키고 있어 언제 팔릴지는 시간 문제란 다.

이 교회도 3년 동안 문을 닫고 있다가 클럽에 팔리는 과정에서 소식을 들은 김 목사님이 사방으로 뛰어 교회를 지키셨다.

금요일마다 호떡을 구워 동네사람들을 섬기자 동네에서 소외된 전과자, 마약과 알콜중독자들이 교회로 모여든 것이다.

기다리고 있던 성도들이 나와서 단원들 짐을 날라 주었고, 사모님이 준비하신 저녁을 함께 먹었다.

성도들은 착해 보였지만 허름한 옷에서 나는 찌든 담배 냄새, 온 몸에 문신 투성 아닌가?

선뜻 다가가지지 않았지만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가족처럼 섬기는 성도들이라니 생각이 달라진다.

단원들이 무대 연습을 하는 동안 김 목사님과 교회 리더인 이은 형제는 흐르는 한국 전통음악에 춤을 덩실 덩실 추셨다.

하나님이 보내셨다는 믿음이 생기며 여행경비에 보태기 위해 학부모들과 체리와 꿀을 팔고, 떠나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이 일 저 일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미리 예약된 에어비앤비로 가보니 수백 년 된 석조건물이 밖에서는 어두웠지만 안에서는 유럽식 고급 3층집이었다.

서민 아파트 렌트비는 시애틀의 반도 안 되는데 에어비앤비는 3-4배가 비싸다니 …

시차와 갈매기 소리 때문에 거의 밤을 새고 새벽에 단원들 아침을 준비했다.

우유, 요구르트, 과일이 맛이 있고, 계란까지 진한 맛이 다르다.

교회로 모인 단원들은 서둘러 북과 장로를 들고 1천년 된 성 앞의 타임 스퀘어 광장으로 나갔다.

샛별 예술단이 스트란나에 온 것을 알리는 북을 치기 시작하자 조용했던 거리에 차츰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사님은 교회와 샛별 공연을 알리는 전단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셨고, 우리는 서둘러 관광을 떠났다.

차들은 북쪽으로1시간 가까이 달려 높은 언덕 위의 Mull of Galloway에 섰고, 우리는 등대를 향해 다시 올라가는데 세찬 바람에 추워서 떨려 왔다.

어린 손자가 추울 것같아 업고 오르기 시작했다

사진도 찍을 겸, 전망 좋은 곳에서 의상을 갈아입고 간단한 공연을 시작하자 뜻밖의 공연에 사람들이 기뻐서 박수로 화답한다. 

교회로 돌아 와 수요일 저녁예배 공연이 시작되었다.

몇 명이나 올지 기대할 수 없었지만 전단지를 보고 온 사람들이 있었고, 15년 만에 교회를 다시 나온 성도가 있어 감사가 넘쳤다.

천지창조의 소리를 한국의 소리로 대변하는 ‘태초에…’를 시작으로 샛별 합창단이 ‘The Prayer’, ‘홀로 아리랑’을 부르고, 화관무, 인생의 4계절을 춤으로 표현하는 ‘숲’ 돌아온 탕자를 맞는 아버지의 한마당 잔치로 마무리했다.

600명 수영인원은 채우지 못했지만 악기와 노래, 박수와 환호 소리로 꽉 채우는 순간이었다.

예배가 끝나고 남은 성도들과 낮에 사온 삼겹살 파티를 하자 꼬마 단원 '이루'가 이렇게 맛있는 삼겹살은 처음이란다.         

소고기보다 돼지 고기가 비쌌고, 생 삼겹살은 더 비싸지만 너무 맛있어 보여 안 살 수 없었다.

야채와 고기는 물론, 우유와 치즈, 생선까지 로컬에서 나온 것이다.

생 삼겹살은 통채로 오븐에 구워 넓은 후라이팬에 가위로 잘라가며 구워 냈고, 베다니 교회 이 사모님이 소고기와 볶아 주신 고추장에 야채와 싸 먹었다.

단원들보다 성도들이 매운 고추장을 더 잘 먹었다.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하는 스코트랜드 수도요 고성의 도시 에덴베러로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교회에 모여 2시간 30분을 달렸다.

1주일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지만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1990년 40명의 단원들과 한국 순회공연을 떠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날씨의 기적과 단원들의 건강에 대한 기적의 역사가 늘 함께하기 때문이다.

가는 동안 비가 왔지만 아름다운 들판과 바다를 보면서 지겨울 사이가 없었다.

화장실을 가도록 차들을 세우고 감자 칩대신 새벽에 찐 감자를 나누어 주자 얼굴을 찌푸린다.

 ‘주는 대로 먹고 시키는 대로 한다’ 샛별 규칙 때문에 마지못해 먹더니 더 달라고 온다.

세계에 알려진 스코트랜드 감자, 더우기 2배 이상 비싼 흙 묻은 감자를 사서 찐 것이다.

역시나, 샛별이 도착하자 비가 멈추고 해까지 난다.

2천년 된 도시, 구시가지로 들어오자 곳 곳에 고성과 수백 년 된 석조 건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영화에서 보다 훨씬 웅장하고 으스스하기까지 하였다.

우리는 귀족들이 걸어 다녔던 1마일 길 ‘로얄 마일’ 이 계곡 아래로 펼처지는 언덕 위의 존 낙스 목사님을 기념하여 세운 성 앞에 자리를 잡았다.

존 낙스 목사님을 비롯한선조들의 믿음을 이어받아 중국 선교사로 왔던 존 로스 목사님, 멕켄타이어 목사님이 조선에서 온 인삼장사 상인들에게 복음을 전했고, 최초의 조선 기독교인인 서상륜을 비롯한 저들과 중국어 성경을 한글 성경으로 번역하였고, 한글 띄어쓰기까지 틀을 잡아 주었으니 우리에겐 얼마나 귀한 분들인가?   

서상륜을 통하여 개항지에서 복음을 받아들인 이원순 전도인이 언더우드와 아펜셀러가 오기 전부터 마포나루에서 한문성경을 들고 복음을 전했던 이원순 청년, 한글 성경을 나누어 주며 평생을 전도와 교회 세우는 일에 헌신했던 이원순 전도인이 바로 시 외할아버지 아니던가?   

 오늘은 그의 후손들이 이억만리 복음의 아버지 땅에 찾아와 한국의 전통예술로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8월이라 관광객으로 붐비었고, 차들의 소음이 시끄러웠지만 한국의 북과 꽹과리 소리는 고성들을 울리고 '로얄 마일'을 따라 퍼져 나갔다.

단원들에게 도시를 돌아다닐 자유시간을 주고 나는 에덴베러에서 8년을 사셨다는 김목사님과 아이들 점심으로 Fish & Chip을사기 위해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식당마다 빵과 커피를 팔고, 가끔 맥도날드가 보이지만 사고 싶은 것이 없었다.

설렁탕, 순두부, 만두... 거리마다 온갖 맛있는 음식점이 있는 한국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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