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파인애플은 '애인 구함' 신호…스페인 '마트 소개팅' 인기
- 24-09-05
23세 영국 여성 작가의 '식료품점에서 짝 찾기' 체험기
데이팅 앱으로 사람을 구하는데 질린 스페인 젊은이들이 슈퍼마켓에서 상대를 구하는 새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파인애플을 거꾸로 카트에 담는 것이나 올리브유를 사는 것, 오이를 사는 것도 다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건데 23세 영국 여성 작가가 그 경험기를 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실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23세 여성 작가 앨리스 가넷은 스페인 슈퍼마켓에서 사랑이 싹튼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나 보려고 비행기를 타고 현장으로 갔다.
가넷은 리들(Lidl)이라는 대형 식료품점 체인에서 카트를 끌면서 소문대로 해봤다. 스페인에 일요일 아침에 도착했는데 메르카도나는 일요일이라고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리들에도 오후 6시~7시 '유혹의 시간'이 있다고 들었기에 간 것이다.
식료품점이 플러팅 공간이 된 이유는 스페인의 여배우 비비 린이 메르카도나라는 슈퍼마켓에 오후 7시~8시에 들러 단순히 장을 보는 게 아니라 짝까지 찾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그는 몸소 이런 현상을 담은 영상을 찍어 틱톡에 올렸다. 이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수많은 밈을 만들어냈다. 이에 다른 식료품 체인이나 백화점은 마케팅 차원에서 유혹의 시간을 정해 젊은이들을 손짓했다.
가넷은 "이탈리아 와인 매장 아래에 파인애플을 든 여성이 가짜로 태연한 척을 하며 서 있다. 눈은 와인을 둘러보는 척하지만 그러지 않을 때는 당신의 카트를 보고 있다. 그게 나다. 그 여자가 바로 나다"라며 익살스럽게 경험기를 시작했다.
"나는 파인애플 뒤에서 순진한 쇼핑객을 음흉하게 보고 있다. 왜? 여기는 스페인 슈퍼마켓이고 지금은 플러팅(유혹)의 시간이며 나는 와인이 아니라 사랑을 찾고 있으니까"라는 글이 이어졌다.
가넷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파인애플을 거꾸로 놓는 것은 '나는 싱글이고 상대를 구한다'는 의미다. 그 외에 무엇을 담았나가 어떤 상대를 구하냐를 말해준다. '진지하게 오래 만날 상대'를 찾으면 렌틸콩을 담는다. 올리브유는 '부자를 찾는다'는 의미다. '가벼운 일회성 만남'을 위해서는 오이를 사면 된다. 과자는 '짧고 거친 여름의 만남'을 원한다는 뜻이다.
오후 6시 직전에 리들에 들어간어간 가넷은 가장 크고 농익은 파인애플을 찾아 카트에 거꾸로 넣었다. 오이와 올리브유, 초콜릿도 넣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카트를 들여다보면서 주류 통로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가넷 눈에 파인애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만약 부자라면 리들에 올까?"라며 의심하기 시작했다. "최악의 일은 내 물건을 선반에 다시 돌려놓는 것이었다. 마술의 시간이 끝나고 혼자 파인애플을 돌려놓는 여자보다 더 슬픈 광경은 없을 것이다"라고 쓰며 가넷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가넷은 탐구심에 불타 (호텔) 경비원에게 메르카도나에서 마법이 이뤄지는 것을 보았나 물었다. 그 답은 목요일과 금요일에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월요일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에도 가넷은 또 이날 마법이 시간이 있는 곳을 찾아 엘코르잉글레스 백화점 향수 파는 섹션으로 행진했다. 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쇼핑만 하는 쇼핑객들이었고, 로맨스가 아닌 향기를 사냥했다"고 가넷은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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