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보잉 탔다 ISS에 발 묶인 우주인 귀환에 스페이스X 이용…보잉 굴욕
- 24-08-26
당초 8일 계획이 8개월로 늘어
미국 보잉사의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 도달한 뒤 기체 결함으로 지구에 귀환하지 못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스페이스 X의 우주캡슐을 이용해 돌아올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6월 초부터 ISS에 머물고 있던 두 명의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부치 윌모어·수니 윌리엄스)가 보잉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아닌 스페이스 X의 크루 드래건 캡슐을 타고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4개 좌석인 크루 드래건은 내년 2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워 출발한 뒤, ISS에서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우고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다.
넬슨 국장은 "우리의 핵심 가치는 안전"이라며 "나사는 스타라이너가 직면한 기술적 과제의 근본 원인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윌리엄스와 윌모어를 태운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지난 6월5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만든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아틀라스 V와 분리된 스타라이너는 이튿날 ISS에 도킹했고, 우주비행사들은 8일간 이곳에 머문 뒤 지구로 귀환하려고 시도했지만 스타라이너 추진기(thruster) 오작동과 헬륨 누출 문제로 인해 귀환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보잉 엔지니어들과 나사 관료들은 스타라이너와 동일한 추진체를 시험 발사해 추진기 오작동 상황을 재현하고, 헬륨 누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보잉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앞서 나사는 2014년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을 민간 기업에 맡기기 위해 보잉, 스페이스 X와 우주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나사는 보잉과 42억 달러(약 5조5800억 원), 스페이스 X와는 약 26억 달러(약 3조45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스페이스 X의 크루 드래건은 이미 4년 동안 운영돼 온 반면,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예산을 수억 달러 초과한 것뿐만 아니라 당초 운영될 일정보다 수년이나 뒤처져 있다고 CNN은 전했다.
보잉의 개발 과정 역시 실수로 얼룩졌다. 2019년에 첫 무인 비행에 나선 스타라이너는 궤도에서 불발사돼 ISS에 도킹하지 못했고, 2022년 5월 두 번째 무인 비행 시험에서도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견됐다.
CNN은 보잉이 이미 스타라이너 프로그램으로 약 15억 달러(약 2조 원)의 손실을 입었고, 추후 우주선 인증도 받지 못한다면 이미 심하게 훼손된 평판에 또 다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잉 측에서는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다만 이들은 성명을 통해 "보잉은 무엇보다도 우주비행사와 우주선의 안전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는 나사가 결정한 대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주선을 안전하고 성공적인 무인 귀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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