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원인 1위는 '외부 충돌'…배터리 결함은 9% 불과
- 24-08-26
호주 조사업체, 전기차 4000만대 전수 조사…외부 충격 원인 23%
접촉 불량 비충격 외부 요인도 많아…"배터리 오해 바로잡아야"
전기차 화재를 일으키는 최대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 아닌 '외부 충격'에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서 전기차 화재에 따른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기차 포비아 기저에는 배터리 과충전 등 배터리 결함 우려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같은 시각은 실제 통계와 부합하지 않아서다.
25일 전기차 화재 데이터를 전문으로 분석하는 호주업체 EV FireSafe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를 주행 중인 전기차 4000만 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1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511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판명된 사례는 9%(46건)에 그쳤다.
원인 미상(51%)을 제외한 화재 원인은 '교통사고 및 도로 잔해에 의한 영향'이 23%(118대)로 가장 많았다. 차량 충돌 등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 화재가 배터리 결함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원인 미상은 2개 이상의 요인이 겹쳐 요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침수로 인한 화재는 5%로 가장 적었다.
접촉 불량 등 직접적인 충돌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소방청이 2020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최근 3년간 집계한 '발화 요인별 전기차 화재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위는 접촉 불량·과부하·과전류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사례(29건)가 차지했다.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볼 수 있는 자연발화 및 화학적 발화 원인은 2건뿐이었다. 배터리의 품질 불량보다는 완성차업체(OEM)의 제조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한 경우가 더 많은 화재를 일으켰다고 볼 수도 있다. 노후, 과열, 정비 불량 등 기계적 요인은 6건이었다.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차 하부 보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률이 지난해 40%를 넘어선 중국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전기차 충돌 후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도출해 평가 시험 시나리오 도출했다. 미국 테슬라도 '하부 실드' 등 개선책을 선보였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기술, 관리 시스템, 소방시설,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나친 전기차 포비아 확산을 경계하고 전기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 확산 및 정책을 말해 인프라 개선으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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