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일부도 反트럼프 "우리 당의 흉악한 깡패…해리스 뽑는게 애국"

前 조지아 부지사, 민주 전대 등판해 "그를 숭배 마라"

전 정부 대변인은 인성 폭로 가세 "공감·도덕성 결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 차인 21일(현지시간) 공화당 정치인도 연단에 올라 자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상대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공화당에 '트럼프 숭배 문화'가 만연하다고 지적하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교차 투표하는 게 진정한 '애국'이라고 주장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사진)는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집에 있는 공화당 친구들에게 분명히 하겠다. 2024년 (대선에)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한다면 당신은 민주당원이 아닌 애국자"라고 역설했다.

이어 던컨은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지난 5월 뉴욕주 맨해튼지법서 유죄 평결을 받고, 재임 당시엔 연방하원으로부터 두 번이나 탄핵 소추를 받았다며 그를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요즘 우리 당은 '흉악한 폭력배(felonious thug)'를 숭배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던컨은 공화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대선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가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외압을 행사하려 했다고 비판해 공화당 주류와 멀어졌다. 그는 이날 자신의 연설이 "트럼프를 옹호하는 데 진절머리가 난 수백만 공화당원 및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리스 지원 사격에 나선 공화당 소장파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줄을 잇고 있다. 전날에는 트럼프 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스테파니 그리샴이 연단에 올라 자신의 옛 상사를 "공감 능력과 도덕성이 결여된, 진실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트럼프가 평소 지지자들을 경제적으로 무능해 부모 집에 얹혀사는 '지하실 거주자(basement dweller)'라고 불렀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트럼프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계기로 2021년 1월 미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에게 '평화적인 시위는 가능해도 불법이나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도 되느냐고 물었지만 멜라니아로부터 '안된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그래서 국민을 위하는 해리스에게 한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공화당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메사 시장도 전날 연설에서 공화당의 웃어른이었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소환해 "매케인의 공화당은 사라졌고, 그가 남긴 유산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면서 자당이 "극단주의자들에게 납치돼 '트럼프 추종 종교 집단(cult of Trump)'으로 전락했다"고 한탄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주최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한때 트럼프를 지지했다가 해리스로 갈아탄 공화당원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전날 방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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