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보다 늙어"…클린턴, 민주당 전대서 동갑내기 공격
- 24-08-22
전대 사흘차 찬조 연설한 클린턴…"백합에 금 입히기엔 너무 늙었다"
바이든 사퇴용단 워싱턴에 빗대…해리스는 '문제 해결할 적임자' 극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3일 차인 21일(현지시간) 찬조 연설자로 나선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를 공격하며 '젊고 유능한'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 지지를 호소했다. 올해 78세인 클린턴과 트럼프의 나이 차이는 '2개월'에 불과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81)의 대선후보 사퇴로 트럼프 재선 시 그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될 거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과 미국 CNN·NBC 방송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28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이틀 전 저는 4대에 걸친 저희 가족 중 최고령자인 78세가 됐다"면서 "백합에 금을 입히기엔 이젠 너무 늙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가 주장하고 싶은 유일한 개인적인 허영심은 그래도 내가 트럼프보단 아직 젊다는 것"이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클린턴은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으로 지난달 21일 민주당 대선후보직을 내려놓은 바이든의 용단을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3선 출마 금지 전통'에 빗대 추켜 세웠다. 그는 "다른 당(공화당)에서 벌어지는 일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며 "그래서 나는 그의 용기, 연민, 품격, 봉사, 희생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나라를 이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한 바이든이 현재는 중동 휴전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해리스에 대해선 트럼프와 비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해리스는 이번 선거에서 비전, 경험, 기질, 의지와 함께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순수한 기쁨을 가진 유일한 후보"라며 "상대 후보는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 대부분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며 앞으로 트럼프 연설을 들을 때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는 '나'라는 단어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세어 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일 무대에 오르기 전 복수심, 원한, 불만, 음모에 사로잡혀 '나' '나' 나'라고 이야기한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매일 (집무를) '너' '너' '너'로 시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해리스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두려움을 완화하며 모든 미국인들이 누구를 투표했는지에 관계없이 꿈을 좇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임 시절(1993~2001년) 정보기술(IT) 기업의 약진으로 경기 호황을 누렸던 클린턴은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9년 냉전 종식 이후 미국 민주당이 510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는데, 이중 5000만개가 민주당 정부에서 만들어졌다며 "50대 1이라면 승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에 대해선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총기 규제'를 외친 용감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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