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신나게 물놀이 했는데 눈이 퉁퉁…휴가철 눈 건강 주의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증가…눈곱, 이물감, 눈물 등 증상

접촉뿐 아니라 물 통해서도 전파…수건·비누 등 따로 써야

 

"엄마, 나 눈이 너무 아파."

자고 일어난 아홉살 아이의 눈엔 눈곱이 가득했다. 분명 일반적인 눈곱은 아니었다. A 씨는 아이의 눈꺼풀을 뒤집어보곤 눈병임을 직감했다. 아이의 흰자위는 벌겋게 변해 있었다.

병원에선 유행성 결막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의사는 지난주 다녀온 물놀이장에서 옮겨온 듯하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물에는 들어간 적도 없는 A 씨의 눈도 아이와 똑같이 변해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유행성 각결막염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1~30일(30주) 외래환자 1000명당 유행성 각결막염 의심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6.9명으로 전주(5.5명) 대비 25% 증가했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주로 여름철에 유행하는 특성상 7월 초인 27주(4.6명)부터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청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환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행성 각결막염이란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해 결막 및 각막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은 눈곱, 이물감, 눈꺼풀 부종, 양안 출혈, 동통, 눈물, 눈부심 등이다. 어린이의 경우 고열, 인후통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눈이 굉장히 충혈되고 눈곱이 많이 끼고 아프다"며 "때에 따라서는 감기 증상을 동반해 임파선이 붓거나 미열이 나는 변화가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2024.6.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2024.6.2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제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데다 잠복기가 있어 4~5일 정도는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전염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가족들과 수건이나 세면기 등을 함께 쓰다가 바이러스를 옮길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특히 결막염에 걸린 환자들이 학교나 군대에서 집단 생활을 하거나 피서지에서 물놀이를 하는 경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어 전염력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특히 무더운 날씨에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전염력을 높이는 요소다. 또 아데노 바이러스는 직접 접촉, 간접 접촉뿐만 아니라 물을 통해서도 전파가 되기 때문에 물놀이가 많아지는 여름철에 급증한다.

발병 후 2주간은 전염력이 남아 있어 잠복기와 발병 후까지 최대 3주 동안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또다른 문제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경우 증상도 심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것이라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하면서 자연적인 치유 경과를 거치게 한다"며 "하지만 때에 따라 각막에 혼탁을 남긴다든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시력저하나 안구건조증, 눈꺼풀 처짐, 눈꺼풀과 결막의 유착 등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그냥 눈병이겠거니' 간과하고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합병증과 장기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의 경우 수영장, 목욕탕, 학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않고 안약은 감염된 눈에만 사용하며 타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

또 환자와 함께 있어야 하는 가족의 경우 수건, 베개, 비누, 담요 등은 따로 써야 하고 전화기, 문고리 등을 만진 경우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다. 또 눈을 만지거나 비벼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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