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인자 응우옌 푸 쫑, 집권 13년 만에 별세…향년 80세
- 24-07-19
현지 국영 매체 "19일 노환과 심각한 질병 탓에 숨져"
미국-중국과 둘 다 친하게 지내는 유연한 '대나무 외교' 벌여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19일 집권 13년 만에 별세했다. 향년 80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은 성명을 내고 쫑 서기장이 "노환과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이날 오후 이른 시간에 숨졌다고 발표했다. 정확한 병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공산당은 쫑 서기장의 전담 의료진을 인용해 "교수와 의료진, 의료 전문가들의 정성 어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그가 별세했다"고 전했다.
앞서 베트남 국영 매체는 쫑 서기장의 전담 의료진을 인용해 그가 이날 "노환과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공산당 내 2인자인 또 럼 국가주석이 쫑 서기장의 업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이미 공산당은 쫑 서기장의 건강 문제를 알리며 럼 주석의 대행을 예고한 바 있다.
베트남은 12~14명이 정책을 결정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한다. 당 서기장(국정 전반),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각각 서열 1~4위에 해당한다.
공산당 정치국원과 국회의장을 거쳐 2011년에 1인자로 등극한 쫑 서기장은 2021년 임기를 두 번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폐지하고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그의 세 번째 임기는 2026년까지였으나, 이를 다 마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 공산당은 2026년까지 럼 주석 대행 체제로 갈지, 아니면 그 이전에 새 서기장을 선출할지 결정해야 한다.
쫑 서기장은 최근 공개 행사에서 기력이 쇠한 모습을 보였고, 최고위급 회의에 여러 차례 불참해 '건강 악화설'이 제기됐다.
지난 3월에는 네덜란드 국왕 부부의 방문이 베트남 지도부의 사정으로 연기돼 쫑 서기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지난 1월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문 당시에도 베트남 공산당은 쫑 서기장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잡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켰다.
친(親)중국 성향인 쫑 서기장은 2017년부터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중국식 부정부패 단속을 이어갔다. 그 여파로 지난 3월 보 반 트엉 국가주석이 당규 위반 혐의를 받아 취임 1년 만에 전격 사임한 데 이어, 4월에는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이 보좌관 뇌물 수수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의장직을 내려놨다.
외교적으로는 이른바 '대나무 외교'를 추구했다. 대나무처럼 유연하게 더 많은 친구를 만들고 적은 줄인다는 뜻으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도 관계 강화에 힘썼다. 이 같은 정책은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를 방문했을 당시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파트너로 격상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쫑 서기장은 1944년 베트남 하노이의 한 농가에서 태어나 하노이 국립대를 졸업하고 옛 소련의 소련과학아카데미에서 유학했다. 마르크스-레닌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1968년 베트남 공산당에 입당했다. 1991년 공산당 평론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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