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상에 있던 모듈이 '30분' 만에 고층으로, 순식간에 한층 뚝딱
- 24-07-08
모듈러 전체 공정 80%는 공장에서…'품질 표준화' 가능
장마 등 작업 제한도 없어…기존 공법 대비 공기 30% 감축
"위이잉 위이잉"
4일 세종시 6-3UR2BL 모듈러 주택 건설현장. 귀를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자, 거대한 크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좌우로는 작업자들이 달라붙어 모듈이 흔들리지 않게끔 끈을 잡아당겼다.
트레일러트럭에 실려있던 모듈은 서서히 지상에서 떠올랐다. 고층 높이까지 들어올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20분 남짓. 그렇게 한 가구가 쌓아 올려졌다.
모듈러 공법은 건설의 탈현장화를 주도하는 건축공법으로, 외벽체, 창호, 배관 등을 포함한 개별 주거공간을 박스 형태로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으로 운송 후 설치한다.
전체 공정의 8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지는데, 현장 인력소요가 줄고 현장에서 제작하는 자재, 부품들을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생산이 가능하다. 숙련공 부족, 현장 여건 등으로 인해 주택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시간적인 부분에서도 장점이 있다. 이미 제작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인 데다가 폭염과 혹한, 장마 등에 따른 작업 제한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인데,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기간을 약 30% 줄일 수 있다.
이건진 계룡건설 소장은 "20분 정도면 하나 조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내도 일반 주택과 다르지 않았다. 샘플 모듈인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보통의 주택으로 오해했을 정도다.
이날 둘러본 샘플은 전용면적 37㎡형으로, 거실과 방 1개, 화장실 1개로 구성됐다. 바닥재나 화장실의 타일 등도 모두 아파트에 쓰이는 소재였다. 베란다도 조성해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모듈 여러 개를 옆으로 연결하면 평형대를 넓힐 수도 있다.
김수진 LH 세종특별본부 주택사업처 처장은 "일반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만약 모듈을 연결하면 평형대도 더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H는 모듈러주택 시장확대와 대량생산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스마트모듈러포럼, 한국철강협회, LG전자, 모듈러 제조기업 4곳과 기술개발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건설산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건설기술, 탈현장 건설 공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다양한 실증사업을 통해 탈현장 건설공법을 표준화하고,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우수 기술 개발하는 등 스마트 건설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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