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수필-문희동] 사해(死海)와 비누호수(Soap Lake)

문희동 수필가(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사해(死海)와 비누호수(Soap Lake)

 

이스라엘 성지순례길에서였다. 시내산(2,291m)에서 새벽 해맞이 기도회를 마치고 돌산길로 인파가 하산하기 시작했다. 좁은 길에 경사가 심해 조심스러웠다.

얼마 쯤 하산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쪽 허리와 다리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더는 걸을 수가 없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내려가야 할 길은 아득한데 난감했다. 사막의 아침 해는 어느덧 머리 위에서 땀을 흘리게 했다. 

두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아픔을 참으며 세 시간여 만에 겨우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일행은 일찍 내려와서 주위를 관광하고 있었다. 나는 관광을 포기하고 버스에서 일행을 기다렸다. 잠시 후에 일행이 버스에 승차하자 다음 목적지인 사해(死海)로 출발했다. 가이드가 사해에서 지켜야 할 주의 사항과 사해 소금물의 효능을 설명했다.

1.사해에서는 절대로 수영 금지이다. 머리를 물 속에 담그지 말란다. 2.만약 눈에 호숫물이 들어가면 즉시 깨끗한 물로 씻고 신고한다. 호수 주변 경비원들은 튜브 대신 깨끗한 물을 갖고 다니며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3. 호숫물은 마시지 말라. 물이 더럽단다. 4.호수에서는 물싸움 하거나 물장구를 치지 말것, 눈에 물이 들어가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해의 바닥에서 채취한 검은 흙의(미네랄)효능도 설명했다. 사해는 소금물이 너무 짜서 염도가 34도 이상으로 생물이 살지 못해 죽음의 바다로 불린다. 

미용은 물론이고 류마티즘, 관절염, 신경통 치료에 효과적이다, 바닥의 검은 흙에는 미네랄이 풍부해 약품 재료로 수출한다. 그래서 머드(mud) 마사지를 하기 위해 관광객이 붐빈다. 

사해의 지형은 해수면이 육지보다 낮아 들어온 물이 빠지지 못하고 더운 태양열에 물만 증발되어 소금만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해의 물 염도는 바닷물보다 열 배나 짜다. 그래서 물속에 들어가면 저절로 뜬다. 부력의 작용이다. 가이드가 설명하는 동안 버스가 사해에 도착했다.

호수 입구에 쌓여 있는 검은 흙을 몸에 바르는 것은 선택이다. 꼭 깨끗한 수돗물로 씻은 후 호수에 들어가라고 했다. 모두가 수영복으로 갈아입는데 동작이 빠른 몇 사람은 벌써 물 위에 둥둥 떠다녔다. 우리도 호수에 들어가니 몸이 절로 떴다. 신기하나 무서웠다. 얼마쯤 떠다니다 보니 아팠던 허리와 다리의 통증이 사라졌다. 호수 밖으로 나와 걸어봤다. 껑충껑충 뛰어보기도 했다. 몸이 가볍다. 신기했다. 사해의 물로 치유의 기적을 이루었다. 나 같은 환자는 한 번쯤 사해에 몸을 담가볼 일이다.

우리가 사는 워싱턴주에는 사해와 다른 비누호수(Soap Lake)가 있다. 호숫물이 미끌미끌 비눗물 같아 그렇게 부른다. 옛날 인디언들이 비누호수 물로 병을 치료했다는 전설이 있다. 또 물 염도가 별로 없어서인지 호수 주변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사해와는 대조적이다. 또 내 경험으로 8월말경에는 호숫물 속에 붉은색 벌레가 있는 것으로 봐서 생명체가 살고 있는 것 같다. 호수 바닥 검은 흙의 미네랄도 사해와 같은 피부 마사지(Mud)로 피부병에 효과가 있어 약품 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사해의 머드와 같은 효과로 여름철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비누 호수 근처에는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폭넓은 폭포가 있는데 지금은 물 없는 폭포인 ‘Dry Falls’로 위용만 자랑한다. 지질 학자들의 학술 연구 자료로 인기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쪽엔 유명한 그랜드 쿨리 댐도  있어. 밤에는 수중쇼(Show)도 무료로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 이처럼 좋은 관광지가 있다는 건 워싱턴주에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닌가 한다.

사해와 비누호수. 모두 인간의 몸을 치유하라는 창조주의 섭리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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