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산양이 줄어드는 원인은?

지역에 따라 90%까지 감소ⵈ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악화에 무게


워싱턴주 고산지대에 옛날부터 무소부재했던 산양(마운틴 고트)의 개체수가 근래 크게 줄어들어 주정부 당국과 원주민 부족 전문가들이 원인 규명에 골몰하고 있다.

스노호미시 카운티 대링턴 인근의 노스 캐스케이드 산록에 서식하는 산양은 2018년 이후 90%가 줄었고 보울더 리버 원시림 산양도 2012년 105마리에서 2022년 16마리로 격감했다. 레이크 셸란 지역에선 2013년 이후 70%가 줄었고, 고트 록스 원시림 지역에서도 절반 이상이 줄었다. 유일하게 St. 헬렌스 산의 산양만 2013년 65마리에서 2022년 335마리로 크게 늘었다.

노스 캐스케이드 산과 달리 올림픽 산에선 산양이 계속 늘어 2018년 725마리가 계수됐다. 2010년 노인 등산객이 산양에 받혀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국립공원국은 2018년 올림픽 산에서 325마리를 생포해 노스 캐스케이드로 이주시켰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2022년 이전에 죽었다. 주정부 어류야생부는 워싱턴주 알파인(고산)에 현존하는 산양을 3,000여 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생태학자들은 근래 산양이 줄어드는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고 있다. 산양은 사슴과 엘크 등 다른 발굽동물과 달리 여름철에 저지대로 내려오지 않고 눈이 쌓인 고지대를 떠나지 않는다. 눈이 쌓이지 않거나 빨리 녹아버리면 여름철 먹이가 귀해지고 겨울을 넘길 만큼 지방을 축적하지 못한다. 빈발하는 대형 산불로 서식지를 잃기도 하고 눈사태로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알래스카에선 산양의 전체 사망원인 중 65%가 눈사태 때문이었다는 조사 보고서도 있었다. 

근래, 특히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고산지대를 찾는 등산객들이 부쩍 늘어난 것도 산양들이 서식지를 떠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향을 떠난 산양들은 맹수들에 잡혀 먹히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산양이 애당초 출산율이도 낮다고 지적한다. 사슴과 엘크가 생후 2년 만에 생식능력을 갖추는데 반해 산양은 생후 4년이 돼야 출산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자고로 해안지역 원주민들이 범고래(오카)를 영물로 대하듯이 고산지대 원주민들은 산양을 영물로 치부한다. 이들은 산양을 사냥해 고기는 물론 털, 가죽, 뿔까지 생활에 이용하지만 절대로 필요 이상 사냥하거나 서식지를 침범하지 않는다고 원주민 부족들은 강조했다.

연방정부는 스틸라구아미시, 라미, 튤랄립, 사우크-수이아틀 등 원주민부족들이 해당 보호지 고산지대의 산양 상태를 계속 추적, 조사하도록 2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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