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다운타운 콘도 옥상에 170만달러 차량 전시?

시애틀 다운타운 48층 콘도, 펜트하우스 광고 위해 이색 퍼포먼스


시애틀 다운타운의 신축 ‘퍼스트 라이트’ 콘도 48층 옥상에 지난 주 맥라렌의 170만달러짜리 수퍼카 ‘엘바’ 한 대가 밧줄에 매달려 올리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장면은 510만달러를 호가하는 이 호화 콘도의 펜트하우스를 광고하는 동시에 시애틀 다운타운을 되살리려는 시당국의 염원을 상징했다고 경제전문 미디어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회사 웨스트뱅크가 2억1,700만달러를 들여 신축한 퍼스트 라이트는 다운타운 최악의 슬럼가로 전락한 3 Ave.에 위치해 있다. 지난 90여년간 이 거리의 상징물이었던 메이시 백화점이 문을 닫았고 수많은 점포들이 합판으로 문을 봉했다. 노상엔 홈리스와 펜타닐 중독자들이 널려 있고 재택근무 보편화에 따라 사무실건물 공실률이 30%에 달한다. 3 Ave를 지나는 직장인들과 방문객들의 발길도 팬데믹 이전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시정부 관계자는 다운타운을 되살리려면 시민센터나 비즈니스센터로서만 아니라 주거 동네로 조성해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다운타운에 주민들, 특히 부유층이 많이 옮겨오면 상가가 번창해지면서  범죄가 억제될 뿐 아니라 세수가 늘어나 다운타운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하이텍 기업들이 대부분 벨뷰 쪽에 몰려 있고 시애틀의 최대 고용주인 아마존도 거의 60만평방피트에 달하는 시애틀 사무실 공간을 올여름 비울 예정이어서 고임금 직장인들을 시애틀 다운타운에 유치하기 어렵고, 아파트나 콘도로 전환하기에 적합한 사무실건물이 많지 않을뿐더러 개조비용이 신축비용과 맞먹을 정도여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밝은 전망도 없지 않다. 다운타운에서 사무실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로 샌프란시스코의 70%보다 낮고, 시애틀 인구가 75만여명으로 늘어났으며, 작년에 신축된 주택 중 상당수가 다운타운에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도 시정부가 8억달러를 투입한 인근의 부두 재개발사업이 완공단계여서 다운타운을 찾는 관광객들과 방문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퍼스트 라이트 콘도는 100만달러 미만의 소형 스튜디오부터 510만달러짜리 호화 펜트하우스까지 갖추고 있으며 이미 80% 이상이 분양됐다. 웨스트뱅크는 이 가격대가 뉴욕이나 두바이 등에 비해서 결코 비싸지 않다고 강조했다. 펜트하우스 구매자에게 선물로 제공될 맥라엔 엘바는 지난 주 옥상에서 하루 동안 전시된 후 철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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