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체포영장' 네타냐후 총리 美의회 연설 추진…워싱턴 분란 양상

美 하원의장, 네타냐후 연설 초청…"반대해도 강행"

민주당 의원들 보이콧 조짐…"전범이라 생각한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공화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미 의회에서 연설하도록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지만 네타냐후 총리에 비판적인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보이콧 조짐이 나타나는 등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22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존슨 의장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미 의회 연설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어 초대장을 아직 보내지 않았다면서도 슈머 대표가 승인하지 않으면 하원 단독으로 강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슈머 대표도 네타냐후 총리 초청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슈머 의원실은 더힐에 "초청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며 시기는 조율 중이다"라고 전했으며, 슈머 대표 역시 직접 취재진에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철통같으며 이는 한 명의 총리나 대통령을 초월한다"라며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 지도부 역시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피트 아길라 하원의원은 "세계 지도자들이 의회에 와서 연설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라며 "우리는 경의를 표하고 참여하며 듣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커지는 민간인 피해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청구를 언급하며 연설 자체를 보이콧하겠다고 경고했다.

행크 존슨 민주당 하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의 인구를 전멸시키는 데 혈안이 돼있는 것 같다"라며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국제적으로 기소된 사람이 의회에서 합동 연설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설 도중 네타냐후 총리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무례함을 방지하고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마크 포칸 민주당 의원도 ICC 기소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나는 그를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전범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존슨 의장이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의 의회 연설 초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에 '이중잣대'라며 분노한 의원들도 있었다.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하원의원은 "존슨 의장이 루토 대통령의 의회 연설 기회를 거부한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하도록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모욕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연설을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로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는 2015년 의회 연설 도중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논의에 참여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공격한 바 있다.

얀 샤코프스키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를 언급하며 "나는 네타냐후 총리의 지난 연설도 보이콧했다"라며 "그의 연설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가자지구 전쟁이 정쟁으로 번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딘 필립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 연설은) 명백히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라며 "이전에 수천번 말했듯이 이스라엘을 정치적 무기로 삼는 것은 반유대주의 그 자체만큼이나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번 ICC의 체포영장 청구로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친이스라엘 정책을 고수했지만, 가자지구 전쟁에 비판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과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는 공화당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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