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효과 본 日기업, 고작 7.7%에 그쳐…대다수는 "마이너스 효과"

기업들이 생각한 적정 환율은 "달러당 110~120엔"

엔저가 주요 도산 요인으로 작용한 사례, 지난해에만 총 63건


엔저 효과로 이익을 본 일본 기업이 고작 7.7%에 불과해 일부 기업만이 수혜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데이코쿠데이터뱅크(이하 데이코쿠)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21일 이같이 보도했다.

 

토요타 자동차 등 대기업은 최고 이익을 경신하는 등 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대다수인 63.9%의 기업은 손해를 봤다. 매출이 늘어난 기업도 원재료비와 해외 공장 비용이 올라 고생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는 지난 10~15일 사이, 약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중 엔저로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답한 기업은 16%,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 기업은 35%, 영향이 없었던 곳은 49%로 집계됐다. 기업 이익에 '영향이 없다'고 답한 곳은 28.5%였다.

자사가 생각하는 적정한 환율을 묻는 항목에서는 '달러당 110~120엔'이 50.1%로 가장 많았다.

 

여태까지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수출이 일본 경제의 지지대가 되어, 엔저가 수출 기업의 이익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달러당 150엔이 넘어가는 '슈퍼 엔저'로 원자재 가격이 기업의 수익을 압박하는 상황이 됐다.

제조업계는 해외 사업에서 외국 생산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조사에 따르면 "해외 자회사와 거래를 하는 데 환율이 너무 안 좋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일본 내부에서도 엔저 효과는 한정적이다. 관광객과의 접점이 없는 기업이나 점포에서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 의욕이 침체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데이코쿠에 따르면 엔저 때문에 도산한 사례는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총 63건으로, 전년도 대비 2배로 늘었다. 엔저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도산한 기업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일 관광객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일본 정부 등은 기업을 위한 보조 제도까지 마련했지만, 제도를 모르는 경영자나 관광객을 상대로 적극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기 어려운 기업이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마이니치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이어지는 실적 저조 및 인력 부족으로 괴로워할 때 덮친 엔저로 사업을 접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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