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통신 "라이시 헬기, 기술적 결함으로 추락"…수십년 된 노후 기종

미국산 '벨-212', 베트남 전쟁 당시 생산…이슬람 혁명 이전 도입

미국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美 "책임 없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수십년간 운용된 미국산 노후 기종에 탑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국영 언론 보도와 추락 전 헬기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을 분석해 해당 헬기가 미국산 '벨-212'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 당시 벨-212 기종을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벨-212는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됐던 수송용 헬기인 'UH-1 휴이'로 불리는 헬기의 민간용 기종으로 1968년 처음 생산돼 1998년 단종됐다. 2개의 날개에 쌍발 엔진을 장착했으며, 한 번에 조종사를 포함해 최대 15명이 탑승할 수 있다.

민간과 상업용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이 헬기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이란에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은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를 축출한 뒤 서방과 척을 졌다.

 

이후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헬기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적절한 관리 없이 노후된 헬기를 그대로 사용해 온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항공 분석 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이란에 등록된 벨-212 15대의 평균 연식은 35년으로, 만약 추락한 기종이 생산 초기 모델일 경우 50여 년 된 헬기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해 IRNA는 "기술 결함"으로 헬기가 추락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란 측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모하마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부 장관은 미국이 이란의 항공 산업에 제재를 가해 이번 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러한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라며 일축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미국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열린 댐 준공식 참석 후 타브리즈로 이동하던 중 헬기 추락 사고로 당했다.

이 사고로 당시 동승하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부 장관 등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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