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헬기 추락에 음모론…이스라엘 배후설·내부 암투설

전문가들 '악천후' 주 원인으로 꼽지만 음모론 '솔솔'

미 중동포럼 "라이벌 모즈타바, 무알콜 샴페인 터트릴 것"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63)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한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정이 쏟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헬기 추락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으나 일각에서 음모론적 성격의 주장이 나올 여지가 감지된다.

19일(현지시간)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이란 북서부 산간 지역에 추락한 가운데 탑승자 전원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락 12시간 만이다.

 

전문가들은 헬기 추락 원인에 대해 '악천후'를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헬기 전문가인 폴 비버는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구름과 안개, 낮은 기온 등이 라시이 대통령의 헬기 추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비행기와 달리 헬기는 궂은 날씨에 비행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또 다른 의견이 피어오르고 있다. 헬기 추락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배후설'이다.

일부 중동 전문지에서는 이번 사고가 이란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서로를 공격한 이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등이 숨지자, 그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같은 달 13일 밤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순항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약 330대를 날린 바 있다.

 

이스라엘은 수년 동안 이란 군 고위관계자들과 핵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더구나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속 하마스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다는 게 정설로 돼 있다.

사실 역사적으로 두 나라는 중동의 여러 갈등 국가들 중에서도 서로를 '대놓고 저격하는' 관계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이 (이란 대통령) 헬리콥터 추락 사고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없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란과 이스라엘의 이같은 관계를 거론하며 이번 사고가 중동 전역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음모론으로 제기되는 것은 차기 최고지도자 자리를 둘러싼 암투에서 비롯된 '사고로 가장된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고령(85세)의 암 투병 중인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데,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이 자리를 탐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지지를 받는 반면, 다수의 성직자들은 모즈타바를 선호하면서 파벌 경쟁이 들끓고 있다.

미(美) 싱크탱크인 중동포럼(MEF)은 "실제로 (모즈타바 입장에서는) 라이시를 암살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모즈타바는 현재 아버지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알리 하메네이의 죽음 이후에도 그 지지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라이시는 검찰총장이었고 대선 토론회에서 경쟁자의 부정부패를 상세히 기록한 문서를 보여주며 겁을 주는 등 모든 사람의 비리를 알고 있다"며 "라이시가 죽으면 모즈타바는 무알콜 샴페인을 터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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