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비상한다'…미 소비자들, 고물가에 소·돼지 대신 선택

2위 닭 가공업체 주가 1년새 86% 증가

윙스톱·치폴레·파파이스 등 매출도 증가


고물가 부담에 소와 돼지 대신 닭고기를 먹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더 싼 단백질원을 얻기 위해 닭고기를 택하고, 마이너 브랜드를 사고, 외식에서도 닭고기를 먹는 추세로 인해 관련 업계의 매출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까지 52주 동안 미국 전체 닭고기 제품의 소매 판매량은 전년도에 비해 약 3% 증가했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는 각각 소폭 감소했다. 레스토랑 메뉴에서 닭 요리를 주문하는 비중도 늘었다.

 

미국인들의 소득 중 식품에 지출되는 비중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사람들은 같은 품목이라도 유명 브랜드 상품 구매를 줄이고 더 저렴한 무명 브랜드로 구매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육류 대기업 타이슨은 소비자들이 쇠고기와 더 비싼 브랜드 식품보다 필수 품목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간 소고기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12% 상승했다. 쇠고기 재고량이 감소하고 공급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같이 가격이 올라간 것이다.   

71세의 미국 뉴욕주 올버니 출신 한 남성은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 1년 동안 식료품점에서 닭고기를 더 많이 구입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다진 쇠고기가 파운드(453g)당 5달러(약 6850원)이기 때문에 닭고기를 사는 편이 더 낫다면서 "게다가 언제나 닭고기를 세일하는 곳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선호와 제2 브랜드 선호 추세는 다수의 닭고기 전문 패스트푸드점 브랜드를 가진 필그림스 프라이드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필그림스는 전체 레스토랑 방문객 수가 감소했음에도 최근 분기 패스트푸드 체인점 매출은 전년도보다 6%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닭고기 가공업체인 필그림스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최저가인 19.96달러에서 5월10일 종가 기준 37.13달러로 86% 올랐다.

소비자들의 닭고기 선호 증가에 따라 치킨 체인점들의 매출도 늘어났다. 윙스톱은 주문 증가에 힘입어 최근 분기 국내 동일 점포 매출이 2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치킨 체인점인 칙필레는 지난해 미국 각 매장에서 평균 7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보다 10% 증가한 수치이다

파파이스는 새로운 윙 메뉴와 빅박스밀 프로모션을 통해 최근 몇 달 동안 패스트푸드 치킨 판매 점유율을 늘렸다. 하지만 KFC는 다른 브랜드의 약진에 최근 분기 미국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곡물 가격이 하락해 닭고기 산업에 유리한 것도 업계의 호재다. 연간 약 200억 개의 치킨 너겟과 55억 개의 닭 날개를 판매하는 타이슨도 이 덕분에 이득을 보고 있다. 증권 관련 서류에 따르면 타이슨은 가장 최근 분기에 사료 원료 비용 감소로 가금류 사업에서 약 1억9000만 달러를 절약했다고 밝혔다. 기업 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옥수수 가격은 지난 12개월 동안 20% 이상 하락했고, 대두 가격은 약 15% 하락했다.

다만 낮은 닭고기 가격이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닭고기 도매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 농무부는 닭고기 공급을 증가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충분한 수량의 병아리가 부화되지 않고 있다. 필그림스 프라이드는 몇 년 전 적게 사료를 먹이고도 더 많은 살코기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의 닭을 도입하면서 부화 문제가 불거졌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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