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자도 여자도 아냐"…유럽 최대 가요제서 성소수자 니모 우승

남성도 여성도 아닌 넌바이너리, 정체성 녹인 '더 코드'로 1위

 

유럽 최대 가요제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성소수자인 스위스 국적의 니모(Nemo)가 우승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제68회 유로비전 결승전에서 스위스 대표로 출전한 니모가 '더 코드'(The Code)라는 곡으로 591점을 받아 최종 승리했다.

 

니모는 '넌바이너리'(non-binary)라는 성소수자로, 자신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으로 정의한다.

유로비전 대회에서 넌바이너리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 대표가 우승한 것도 1988년 셀린 디옹 이후 처음이었다.

니모는 우승 후 "더 코드는 내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곡"이라며 "이 대회가 모든 이들의 평화와 존엄을 옹호하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연민과 공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제58회 유로비전 가요제에서 11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적의 성소수자 가수 니모가 우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5.11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올해 제58회 유로비전 가요제에서 11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적의 성소수자 가수 니모가 우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는 가자지구에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낸 이스라엘의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원성이 높았다.

하지만 주최사인 유럽방송연합(EBS)이 1973년부터 회원이었던 이스라엘의 참가를 용인하면서 대회는 그대로 진행됐고, 말뫼 도심에서 친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리면서 혼란이 지속됐다.

이스라엘 대표 참가자인 가수 에덴 골란은 참가곡 '10월의 비'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노래 제목을 '허리케인'으로 바꾸고 가사도 일부 고쳤다.

네덜란드 대표로 출전한 가수 유스트 클라인이 무대 뒤에서 대회 진행요원을 위협했다는 이유로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는 일도 있었다.

니모는 이번 대회 출전 소감을 말하며 "내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과 화합이 아닌 많은 것들이 나를 정말 슬프게 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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