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지사 가슴아픈 사연 전해져
- 24-05-13
워싱턴대(UW) 졸업한 아들 2013년 백혈병으로 세상 떠나
현재 UW에는 아들 김덕환씨 추모하는 벤치 6개 세워져
제이 인슬리 주지사 만나러 온 김 지사, UW도 방문해
시애틀을 방문해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지사를 만나 교류 협력을 합의한 김동연 경기지사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져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소년 가장으로 살면서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시작해 고시를 합격해 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고졸 신화’의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 지사는 시애틀과 관련된 가슴 아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바로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UW)를 졸업했던 사랑하는 아들 김덕환(영어명 듀크 김)씨를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3년 백혈병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1986년생인 김 지사의 큰 아들 덕환씨는 김 지사가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은행(IBRD)에서 근무할 때 고등학교에 다니던 덕환씨는 고교졸업 후 워싱턴대(UW)에 진학해 국제관계를 전공했다. 장래희망은 전공을 살려 개발도상국을 위한 개발협력 관련 일에 종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교 때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해 여름방학에는 중국 베이징위옌대(北京語言大學)에서 중국어를 공부했고, 수출입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서 인턴을 하며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UW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던 덕환씨는 국제관계 명문대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워싱턴DC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에서 근무했다. 군복무를 장교로 지원해 2012년 봄부터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할 계획 하에 육사 관계자들을 만나 예비면접을 봤을 정도로 건장한 청년이었다.
덕환 씨는 사회봉사활동에도 열심이었다. 대학 시절엔 미국암협회에서 암기금 모집(Relay for Life) 이벤트를 관리하는 자원봉사를 했고, 포토맥 공공도서관에서도 4년 동안 자원봉사 사서로 일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할 때는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UW 재학시절인 2008년 여름엔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선거본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을 표명했고, 대학 4학년 때는 ‘동아일보’ 인턴기자에 응모해 3개월간 인턴을 하기도 했다. UW 재학시절 한인 학생들과도 활동을 같이 하며 늘 리더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던 덕환씨에게 문제가 생긴 것은 지난 2011년 9월이었다. 당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으로 있던 김 지사는 워싱턴DC에 있었던 아들 덕환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퇴근 후 농구를 하던 중 허리를 다친 것 같다고 했다. 중학생 때 꿈이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였고, 경기도 길거리 농구대회에 나가 입상할 정도로 농구를 잘했던 터라 가족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덕환 씨는 금방 낫지 않았고 여러 날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김 지사는 아들을 서울로 불러들여 병원에 입원시켰으며 예진 결과 급성백혈병임이 밝혀졌다. 이제 막 인생의 날개를 활짝 펴려는 전도양양한 젊은 청년에게 너무도 가혹한 일이 생긴 것이다.
힘든 투병생활이 시작됐고, 항암치료가 이어졌다. 김 지사는 이후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하면서도 아들의 투병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받던 덕환씨는 골수이식을 해야 했다. 처음에는 항암치료 끝에 생성된 자기 골수를 빼내 이식하는 자가이식을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병이 재발했고 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받았다. 그러나 완치의 희망에도 지난 2013년 5월 재발해 다시 입원했고, 이후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어 결국 그해 10월 27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 지사 가족은 덕환씨가 늘 그리워하고 좋았던 UW 교정에 그를 추모하는 벤치 6개를 세웠다. 이 가운데 하나는 UW 최고 벚꽃 명소로 꼽히는 콰드에 설치돼 있다.
경기지사 취임후 처음으로 시애틀을 찾은 김 지사는 이번 시애틀 방문 동안 UW도 찾아 아들의 추모 벤치도 찾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주말동안 시애틀에 머문 뒤 12일 다음 행선지로 떠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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