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씹어 상처에 슥슥"…오랑우탄, 사람처럼 민간요법 첫 포착

"약초 씹고 13분 후 입안의 즙 환부에 발라"

 

얼굴을 다친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약초를 찾아 씹어 즙을 만든 뒤 환부에 발라 치료하는 모습이 포착돼서 화제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이사벨 라우머 박사 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을 보면 지난 2022년 6월 인도네시아 구눙 르제르 국립공원에 살던 수컷 수마트라 오랑우탄 라쿠스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사흘 뒤 라쿠스가 '아카르 쿠닝'이라는 이름의 약초를 찾아서 입에 넣어 씹은 후 그 즙을 상처에 바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약초는 항균과 항염, 항진균, 항산화 등의 효과가 있어 이질과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식물이었다.

연구진은 "라쿠스가 약초를 먹기 시작하고 13분이 지나, 그는 잎을 삼키지 않고 씹은 뒤 손가락을 사용해 입에서 나온 즙을 얼굴 상처에 직접 발랐다"고 설명했다.

 

침팬지 등 다른 영장류 동물이 약효가 있는 식물을 씹거나 삼키는 행위는 알려져 있었지만, 상처 치료에 사용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라쿠스가 상처 치료를 위해 약초 즙을 의도적으로 계속 발랐다고 보고 있다. 다만 라쿠스가 약초의 효능을 스스로 알아냈는지, 아니면 다른 오랑우탄으로부터 배운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라우머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이 혁신적인 행동은 유인원 종이 적극적으로 식물을 통해 상처를 관리한다는 첫 번째 연구 보고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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