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공감' 민생지원금 '거부'…'가족 의혹' 대답 없었다
- 24-04-29
720일만에 2시15분간 회담, 의료개혁 공감했지만 곳곳서 입장차 재확인
"종종 만나자" 추후 회동 가능성 열어둔 채 '의제' 두고 기싸움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에 2시간 15분간 진행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곳곳에 산적한 의제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양측은 별도의 합의문은 만들지 않은 채 다시 만나자는 데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이날 회동은 물론 추후 만남에 대한 기싸움도 벌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후 2시 4분부터 2시간 15분간 회담했다.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에 대한 의료개혁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곳곳에서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A4 용지 10장에 달하는 원고를 15분간 읽으며 민생은 물론 각종 정치 현안을 언급,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서 비중으로 따지면 85대 15 분량으로 답을 하며 맞섰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의대증원 불가피 등 의료개혁의 필요성에만 공감대를 형성한 채 갖가지 의제를 두고 입장차만 확인했다.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연금개혁, 이태원특별법,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에서 시종일관 맞부딪쳤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선 '정치 복원'을 조건으로 긍정 검토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 대표의 민생회복긴급조치 요구를 윤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추가 논의에 이르진 못했다.
관심을 모았던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특검)은 이 대표가 모두 발언에서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의혹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표현 외에 논의가 없었고, 총리 인선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쉬웠다"며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민주당이 주장한 민생 회복, 국정 기조 전환의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비판했다.
다만 추후 회동 가능성은 열어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종종 만나자고 했으니 필요할 때 협의를 통해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선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제를 둔 신경전은 이제 시작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악수하는 자리가 아니라 답을 듣는 자리여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다음 회담이 이어진다면 정말 실천하고 실행하고 답을 찾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현안을 2~3개든, 3~4개든 해서 답을 찾아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회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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