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UCL 연구 "임신 원하는 여성이라면 전자담배 끊어야"
- 24-04-28
난자 수치 감소시켜 임신 가능성 떨어뜨려
"전자담배, 쉬운 접근성 비해 건강 미치는 위험 과소평가돼"
영국에서 전자 담배 흡연이 여성의 난자 수치를 감소시켜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규모 인구 표본을 토대로 전자 담배와 출산 가능성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다.
2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해당 연구에서 여성 8340명의 혈액 표본을 분석한 결과 전자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하는 사람들은 항뮬러호르몬(AMH·Anti-Müllerian Hormone) 수치가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항뮬러호르몬은 흔히 난소 나이에 비유되는데 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수를 나타낸다.
여성 건강케어 회사 허틸리티(Hertility)가 20대와 30대 여성 32만5000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임신을 시도하는 여성 가운데 4분의 1이 정기적으로 전자 담배를 피우거나 종종 전자 담배를 흡연한다고 답했다.
관련 연구는 영국에서 실시됐고 익명으로 처리된 20대와 30대 여성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소속 생식 및 분자유전학 교수이자 허틸리티 최고 경영자(CEO)인 헬렌 오닐 박사는 임신을 원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전자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들에게 음주·전자담배·흡연·마약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대규모 인구집단 표본에서 임신과 전자담배 흡연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며 "흡연자에게서 이미 나타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전자담배를 필 때 비흡연자보다 항뮬러호르몬이 억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2009년 이후 출생한 청소년들은 담배를 구입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안이 최근 통과됐다. 또한 전자담배 판매와 공급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 도입도 시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이 지난 25일(현지시간)에 발표한 '청소년 약물 사용 추세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10대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 경험과 비율이 높은 편이다.
영국의 11세 어린이 10명 가운데 1명은 전자 담배를 한 번 이상 피워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세가 되면 남자 청소년의 경우 26%, 여자 청소년의 경우 40%로 급증한다.
또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여자 청소년 5명 가운데 2명이 15세가 될 때까지 전자 담배를 흡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15세 여자 청소년이 전자 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유럽, 중앙아시아, 캐나다 전역 4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령기 아동 건강행동 조사(HBSC)'의 전체 평균치보다 높았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 다른 국가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의 HBSC 국제 코디네이터인 조 인칠리 박사는 "전자 담배는 젊은이들이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 비해 건강상의 위험은 과소평가 된다"며 "일회용 전자담배를 금지하는 법안은 중요한 진전이지만 우려스러운 추세를 해결하려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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