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 바리케이드까지…美대학가에 '친팔 시위' 들불처럼 확산
- 24-04-24
경찰·학교 대응에도 '캠퍼스 텐트' 늘어나는 상황
시위대, 척 슈머 향해 "이스라엘 무장 중단" 촉구
컬럼비아 대학교를 시작으로 예일대학교, 뉴욕대학교(NYU) 등으로 번진 미국 대학가의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쉽사리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징계 처분, 공권력 투입 등으로 시위에 대응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시위를 사실상 반(反)유대주의로 보고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굴하지 않고 캠퍼스(교정)에 계속해서 시위를 위한 텐트를 설치하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촉발된 '미(美)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날이 갈수록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시위를 하던 100여 명 이상의 학생 등이 뉴욕 경찰에 체포된 뒤 22일에는 예일대학교에서도 시위를 벌인 학생 등 40명 이상이 체포됐다. 예일대는 이들을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매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NYU에서는 시위대와 뉴욕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 23일 학생과 교직원 등을 포함한 시위대 133명이 체포됐다가 밤새 모두 풀려났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도 학교 측의 요청으로 경찰이 출동해 학교 중앙도서관 앞 잔디밭에 설치된 텐트가 철거되고 9명이 체포됐다.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학교에서는 학생 시위대가 건물 안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터프츠 대학교, 에머슨 대학에 '친팔레스타인 캠프'가 설치된 상황이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척 슈머 미 상원 원내대표(민주당)의 브루클린 사무실 근처에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까지 미 하원에 계류돼 있던 미국의 이스라엘 등을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은 지난 20일 극적으로 승인됐으며, 곧 있을 상원 표결에서도 가결이 예상되고 있다.
시위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수백 명이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최근 네타냐후 총리(이스라엘)에게 강경한 발언을 한 슈머 원내대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 이스라엘 무장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대인 출신이자 미국 내 대표적 친이스라엘 인사이기도 한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달 상원회의에서 "나는 새로운 선거가 이스라엘의 건전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제의 교체를 촉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경찰 측은 시위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개입 여부, 점차 격렬해지는 시위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포모나 대학의 학생 시위대는 이달 초 총장실을 습격한 후 체포됐고, 지난 2월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캘리포니아 대학교 분교)에서 시위대가 창문과 문을 부수면서 이스라엘 변호사의 강연을 방해하기도 했다.
피터 샐러비 예일대 총장은 캠퍼스 커뮤니티에 보낸 메시지에서 "시민 담론과 평화적 시위에 대한 저의 요청이 귀 기울여지지 않아 깊은 슬픔에 빠졌다"며 "유대인, 무슬림, 이스라엘, 아랍, 팔레스타인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캠퍼스 환경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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