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 24-04-22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우리나라가 36년간 일제의 강점 하에 있는 동안 정치적으로는 일본의 통치에 굴종을 강요 당하였고, 종교적으로는 일본의 신사(神社)에 참배하도록 강요 당하였습니다.
신사란 일본에서 황실의 조상이나 국가에 공로가 큰 사람을 신으로 모신 사당을 말하고 그 신사 앞에 절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남의 나라를 강점해놓고 그 나라 국민에게 자기 나라 조상신 앞에 참배할 것을 강요하고, 엄연히 유일신을 믿고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우상 앞에 절을 하도록 강요하고 그 지시를 어길 때에는 무자비하게 처형하던 그들의 만행이 지금은 우리를 몸서리치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 신사 참배를 거부한 것 때문에 당한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책이나 영화나 신문 방송을 통해서 그리고 구전을 통해서 다양하게 수 없이 접해 왔고 그러한 사실을 읽고 보고 들을 때마다 일본의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고 그들의 모진 고문을 견디다 못해 굴복했거나 끝까지 순교의 길을 걸은 선조들 앞에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시 박해를 받은 수 많은 인사들 중에 필자는 특히 김철훈 목사님의 신사 참배에 얽힌 단편적인 이야기를 언제나 잊을 수가 없었고, 부족하나마 그 분의 생애중 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 필자가 아는 범위 안에서 소개하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김철훈 목사님은 1905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나셨고 부친 김종덕 목사님은 광복후 건국공로 훈장을 받으신 분입니다 김 목사님은 평양 숭실중학교와 숭실전문학교를 거쳐 평양신학교를 졸업하신 후 삼성리 교회와 주기철 목사님이 계시던 산정현교회에서 차례로 시무하셨습니다.
일본의 탄압이 점차 그 도를 더해가고 있던 어느 날 평소에 신사참배를 거부하시던 김 목사님과 교회 장로 몇분이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을 신사에 참배시키기 위해 저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었습니다. 감언이설로 회유를 하기도 했고, 논리적 이론으로 설득을 하기도 했고, 위협을 하면서 협박을 하였으나 가장 극악한 방법은 역시 고문이었습니다.
육체에 가하는 그 무자비한 고문 앞에 대부분이 굴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 목사님과 장로님들도 그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분들이 연행되어 간지 며칠 만에 장로님들은 풀려 나왔습니다. 풀려나왔다는 것은 그들이 볼때 소위 ‘개전의 정’이 보였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교인들은 장로님들이 석방된 경위야 어떠하든지 그 분들이 출옥된 것만으로도 기뻐하며 맞이했고 김 목사님도 속히 교회로 돌아오시기만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 날이 지나도 목사님은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교인들이 목사님의 석방을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있는 동안 목사님은 그 모진 고문을 다 당하시면서도 그들이 그토록 집요하게 강요하는 신사참배 참여에 응하지를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이었습니다. 그 전날 밤에도 잠을 재우지 않고 밤새도록 온갖 취조와 고문과 매질을 가하여 완전히 기진맥진해지고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목사님이 거의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목사님에게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버지!”
목사님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조금 후에 다시 “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연거푸 두 아이의 부르짖는 소리가 더 명확하게 들려왔습니다. 목사님은 쓰러져 누운 채로 가누기 힘든 머리를 돌려 그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하였습니다.
그리고 감고 있던 눈을 힘겨웁게 치켜 떴습니다. 목사님의 시선이 감방 철문 창살에 매어달려 울고 있는 목사님의 두 아이들에게 닿았습니다. 목사님은 곧 그 아이들을 알아 보았지만 자신이 살아 있는 육신의 눈으로 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까 육신은 이미 죽고 영혼이 두 아이를 만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다음 칼럼에 계속)
**더 많은 칼럼을 보시려면 클릭 https://www.seattlen.com/column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워싱턴주음악협회 올해 정기연주회 젊고 밝고 맑았다(+영상,화보)
- FWYSO 2만4,600여달러 장학기금 모았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4)
- KORAFF 한인입양가족재단 한국문화축제 연다
- 타코마한국학교, 특별한 한국어 여름학교 캠프 연다
- KWA대한부인회 평생교육원 봄학기 수료식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 600명 ‘코리아 나이트’서 스트레스 확 날렸다(+영상,화보)
- K-SCAN 한인상공인 길잡이 역할 돋보인다
- [화보] 코리아나이트 신나고 재미있었다
- 벨뷰통합한국학교 전통혼례식 "참 멋있어요"(+영상,화보)
- “FWYSO 봄 연주회에 한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시애틀 뉴스
- 긱하버 퍼레이드행사서 급발진해 5명 부상(+영상)
- 시애틀경전철 무임승차 단속 강화하니 "조심해야"
- 일부 페리 탑승대기 시간 길어졌다
- 오리건 해안 홍합채취 금지됐다
- 코스트코 핫도그 가격 '1.50달러' 안올린다
- 시애틀찾은 연방의무감 "고독은 전염병, 우리 모두 대처해야"
- 워싱턴주지사 출마한 퍼거슨장관 공직자 윤리위반 시비
- 워싱턴주 식당서 오늘부터 플라스틱용기 사용금지된다
- 워싱턴주 차나 주택 보험 왜이리 비싼가? "보험료 인상이유 밝혀라”
- 시애틀경찰국장은 ‘파리목숨’인가? 디아즈 국장 해임 놓고 논란
- 아마존 드론 장거리 배송 승인 얻었다
-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 잘렸다
- 시애틀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뉴스포커스
- 전 보듬 직원 "강형욱 한창 잘나가던 때, 정읍까지 부친상 조문 왔다"
- '가스 폭발' 기억하고 있는 포항 시민들 "산유국 되나" 들썩
- 백종원 찾은 청도 '그 맛집'…"밀양 성폭행범이 돈 없어 살려달라 해 고용"
- 참치김칫국·감자수제비…김호중 '서울구치소' 식단에 누리꾼 "잘 나오네"
- 尹 "동해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가능성…내년 상반기 중 결과"
- 최-노 '세기의 이혼' 판결에 등장한 '정경유착史'…'비공개' 원칙 어겼나
- 서울경찰청장 "민희진 조사하면 윤곽 나올 것…차두리 명예훼손 곧 결론"
- 대통령실, '尹 격노설' 관계자발 보도에 '부정확' 선 그어
- 의협 "의사 총파업 투표"…동네의원 "국민 반감만 커질 것"
- 22대 국회 개원했지만…가상자산 '2단계 입법' 첩첩산중
- 면세업계, 임대료·송객수수료 딜레마…"하반기엔 웃을까"
- '세기의 이혼' 판결에…쇄신 나선 SK그룹 사업 재편 영향권
- 이준석 "여당이 '김정숙 특검법' 발의?…두 글자로 줄이면 생쇼"
- 큰 싸움 예고한 의협…"4~7일 총파업 회원투표"
- 5㎏짜리 '오물풍선' 서울서만 96개…차량 유리도 파손
- "밀양 여중생 성폭행범, 딸 낳고 맛집 운영…백종원도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