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결국 이란 공격 '중동 긴장'…공격·피해 규모는 불분명
- 24-04-19
이란 국영방송 "이스파한 드론 3대 격추"…항공우주국 "이스라엘 시도 실패"
美관료 CNN에 "이, 핵시설 겨냥 안해"…전문가들 "긴장 고조시 전면전 갈수도"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닷새 만인 19일(현지시간) 이란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자 중동 긴장이 최고조로 달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미국 언론의 최초 보도와 달리 무인기(드론)가 출몰했으며 이마저도 3대에 불과했다는 게 이란 당국의 입장이다. 이란 내 핵시설도 표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발사설이 불거진 건 미국 ABC뉴스가 익명의 미 관료를 인용해 이날 새벽 이스라엘이 미사일로 이란 내부 시설을 타격했다고 처음으로 보도하면서다. 보도 직후 이란 반(半)관영 파스 통신은 이스파한주 북서부 가자워르스탄에 위치한 제8 공군기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군 당국이 이날 오전 3시쯤 드론 3대를 발견해 방공망을 가동했으며, 피해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이스파한을 비롯한 이란 내 도시에서 지상 폭발은 없었으며 △미사일이 아닌 소형 쿼드콥터(날개 4개짜리 드론)였고 △폭발음이 울린 건 방공망 가동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이란 항공우주국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ABC 보도를 부인하며 "이스파한주를 비롯한 국내 미사일 공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여러 대의 드론이 날라왔지만, 국가 방공망에 의해 성공적으로 격추됐다"며 이스라엘의 시도가 "실패하고 굴욕적으로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매체는 이스파한의 평온한 아침 장면을 보여주며, 인근 공군 기지에 공격이 있었다는 보도를 중시하지 않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스라엘 신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 이란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전면전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전전'을 벌이고 있거나 혹은 공습 피해 파악을 아직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이란의 발표처럼 이날 드론 공격으로 실제 피해가 없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관료 3명을 인용해 이스파한 내 군 기지가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파스 통신은 제8공군기지 내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드론의 직접 공격이 아닌 격추된 파편에 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스파한 내 핵시설은 무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프레스TV는 핵 시설 피해가 없다고 밝혔고, 익명의 미 관료는 CNN 방송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지만 '핵시설을 표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 당국은 수도 테헤란과 이스파한, 시라즈 일대 영공을 폐쇄했다가 약 3시간 만에 하늘길을 다시 열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만류에 대(對) 이란 보복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양측의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국제 관계 전문가는 이날 CNN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맞대결이 전개될 경우, 국가 간 갈등은 매우 암울하고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수석 편집자 바비 고쉬 또한 이번 사태로 "장갑이 벗겨졌다"며 "(이제) 이란의 대응을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이 이날 이란을 상대로 반격에 나선 건 지난 14일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닷새 만이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등 13명이 숨지자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13일 밤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순항미사일과 무인기(드론) 약 330대를 날렸다.
이 중 99%는 14일 새벽 이스라엘군과 중동 주둔 미국·영국군에 의해 격추돼 피해는 미미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이란으로부터 직접 공격을 받자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해 군사적 대응 방안을 논의해 왔다.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5일 회의에선 이란을 상대로 타격을 가하되 미국 등 동맹의 우려를 고려해 전면전으로 치닫는 방식은 피한다는 원칙을 수립했다고 당시 이스라엘 언론들은 보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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