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손 떼" 美 컬럼비아대 캠퍼스 점거한 시위대 약 108명 체포

시위대 "학교 지도부, 가자지구 내 대량학살 지지해"

'반유대주의 대응 미흡' 美 유력 대학 총장들 줄줄이 사퇴


미국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 대학교 캠퍼스에서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 108명가량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현지시간) ABC7 뉴스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경찰은 무단 침입과 무질서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시위대 108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지난 17일 아침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 모닝사이드 하이츠 캠퍼스의 남쪽 잔디밭에 텐트를 설치하고 학교가 이스라엘 관련 사업에서 철수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겠다고 선언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대학교와 교환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 학교 측에이스라엘 관련 모든 활동을 보이콧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 지도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 학살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학 측은 시위대에 여러 차례 경고했으며, 시위대가 잔디밭에서 해산할 경우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제안했다. 일부는 스스로 해산했지만 대다수는 이를 거부하고 농성을 이어나갔다.

 

미노슈 샤픽 컬럼비아대 총장은 학생과 교직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시도가 관련 학생들에 의해 거부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결과 현재 경찰이 캠퍼스에 들어왔고 농성장을 정리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경찰은 무력 진압 장비 등을 동반해 시위대를 연행했다. 경찰이 연행을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최소 두 대의 버스가 체포된 이들로 가득 찬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가 대학 규칙을 위반해 체포했다"며 "그 과정에서 폭력이나 부상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위대가 경찰 버스로 연행되는 동안 대학 캠퍼스 밖에는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원 중 한 명인 매튜 스미스는 "샤픽 총장은 옳은 것을 옹호할 수 있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억압하고 있다"며 "학교 규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시위대는 인류에게 옳은 것을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이 시위대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데에는 정치권과 연관된 복잡한 셈법이 있다. 샤픽 총장은 이번 주부터 컬럼비아대 캠퍼스 내에서 반(反)유대주의적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17일 청문회에 참석한 샤픽은 이를 부인했지만 공화당원들은 앞서 학교 측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옹호한 학생과 교수진에 징계를 약하게 내린 점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최근 공화당은 미국 내 유력 대학들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두고 학교 측이 반유대주의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며 총장들을 국회로 소환해 조사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 전 총장이, 올해 1월에는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전 총장이 학내 반유대주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국회에 소환된 뒤 자진 사퇴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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