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얻고는 '뻥'…이혼 위해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들
- 24-04-19
VN익스프레스 팟캐스트…'한국 국적 귀화를 위한 결혼 차용'
언어 불통, 아이 못 낳는 것 등 이유로 섞이지 않아
한국 국적을 취득할 목적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후 이혼하는 게 꿈이라는 베트남 20대 여성들의 적나라한 소망이 현지 팟캐스트 방송을 탔다. 여성들은 중매 대행사를 통해 남편을 소개받고 결혼하지만, 남편을 정착을 위한 목적으로 쓴 후 이혼하는 것이 꿈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현지 온라인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지난 3일 '한국 국적 귀화를 위한 결혼 차용'이라는 제목의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에 출연한 20세 여성 투찐은 한국인 남편을 찾기 위해 3000만 동(약 163만 원)을 중매업체에 썼는데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에 정착해 일할 수 있게 되는 3년 후 이혼하기로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찐은 자기 남편은 47세인데 "형제·자매들이 한국으로 가서 불법취업 하는 것을 보고 시민권을 얻기 위해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처음부터 결혼 자체가 아닌 시민권을 얻는 것을 목표로 결혼했음을 말한 것이다. 그는 "남편으로부터 생활비와 한국어 수업료를 포함해 1개월 800만 동을 지원받았다. 반년쯤 지나 서류 작업이 끝났고 그때 남편이 한국에 갈 수 있는 표를 샀다"고 말했다.
하이퐁 출신 27세 빅반 역시 남편은 결혼대행사나 생활비를 대는 '물주'로 보고 가짜 결혼을 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남편이 중매 대행사에 2000만 동을 지불했다. 내가 한국에 갈 때까지 생활비도 주었다. 내 마음속에는 항상 시민권을 취득하는 데 2~3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면서 "시댁 식구들에게 이것은 가짜 결혼이 아닌 진짜 결혼이다. 내 생각만 가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시집 식구와 남편 의미)과 함께 살겠다는 뜻이 없다. 동거할 생각이 없는 사람과 결혼할 생각은 없다. 나의 목표는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시간이 지나 시민권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팟캐스트에 출연한 여성들은 입을 모아 주위에 가짜 결혼이 많다고 전했다.
가짜 결혼으로 귀화한 신부들은 사랑이 없기 때문에 짜증과 체념 속에서 살고 있다. 찐은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짜증, 슬픔이다. 지금 내 정신력은 끔찍하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정을 붙이고 살까도 생각했지만 언어 장벽으로 인해 소통이 안 되고, 남편이 나이가 많아 아이를 갖기 어려워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찐은 "우리는 감정 없이 함께 살고 있다"면서 "병원에 가서 시도했다. 47세니까 아이를 낳는 게 힘들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향수병에 걸려 매일 밤 운다. 엄마가 보고 싶다. 하지만 시민권을 취득하고 나서야 남편을 떠날 수 있다. 이제 포기하면 지금까지 들인 큰 노력과 돈이 사라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팟캐스트에 따르면 베트남 신부는 한국에서 외국인 신부 중 가장 비중이 높다. 베트남 여성은 외국인 신부 중 33.5%로 한국인 남편과 가장 많이 결혼해 2위인 중국의 두 배에 달했다.
한국 규정에 따르면 결혼 2년 후 신부는 대한민국 국적을 신청할 수 있다.
한국은 2019년부터 이혼 후 외국인 신부 추방 규정을 폐지했다. 이로써 많은 베트남 여성이 이혼하고도 한국에 계속 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후 베트남 남성과 다시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도 늘고 있다. 한 국제결혼 중개업체는 베트남에 애인이 있었지만,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 애인과 재혼한 여성들도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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