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판에 거론된 '박근혜'…"韓 사례처럼 실형 땐 사면해야"
- 24-04-18
폴리티코, 퀸시연구소 네이선 박 연구원과 인터뷰
"마지막 나날은 최소한 품위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美)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 법정에 피고인 자격으로 선 가운데 이에 대해 한국의 전직 대통령 기소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특히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실형을 받는 경우, 사면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안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퀸시연구소 네이선 박 연구원과 나눈 이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정책 중심의 퀸시 연구소 연구원이자 좌파 성향의 네이선 박 연구원에게 미국이 과거 지도자들을 구속해 온 한국의 오랜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그러면서 "한국의 지난 4명의 대통령들 중 3명이 10년 동안 검찰 수사를 받았다"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이어 "현 대한민국 대통령인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검찰총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 기소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고, 그 성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정도의 스타 덤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및 사법 절차 등이 진행된 후 "공무원들이 매뉴얼에서 벗어난 일을 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모든 일을 극도로 방어적으로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일을 한다면 어떤 이유로든 기소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한국에서 발생한 '검찰의 정치화'를 미국이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한 것과 다른 범주의 범죄·위반 행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서로에 대해 작은 먼지라도 파헤치도록 장려할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래서 대통령에 대해 기소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정말 모욕적인 행위인지, 그렇지 않은 행위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비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2022.12.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박 연구원은 이와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광대 쇼'라는 유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광대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이에 반해 검찰은 전문성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무엇보다 "한국이 전직 대통령을 많이 기소하지만 몇 년 만에 사면도 꽤 빨리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나는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다는 쪽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에는 어느 정도 의례적 성격도 있지 않느냐"며 "지도자가 법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차원에서 법적 과정을 거치는 것도 있는 만큼 지도자가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형법은 형벌이 엄청나게 가혹하고, 특히 형사 변호사로서 보자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20년 이하의 형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젊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당연히 감옥에서 사망할 것"이라고 했다.
박 연구원은 "유죄 판결을 받고 3~4년 정도 감옥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며 "(특히) 건강이 악화되면 사면을 해서 마지막 나날은 최소한 품위 있게 보낼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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