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면전 위험 줄었어도…3高 공포는 여전히 진행형
- 24-04-16
환율 1400원 목전…연준 피벗 기대 후퇴
고금리·고물가에 경기 회복 꺾일 수도…"물가 리스크 여전"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면전은 자제하기로 하면서 중동발 전쟁 공포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른바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제 타격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16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4.2원 급등한 1398.2원으로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우려에 최근 4거래일 동안만 40원 이상 급등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벌어진 후 전날(15일)에도 국채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하고 주식도 하락하면서 '트리플 약세'가 벌어졌다. 미국 증권시장에서도 나스닥이 1.79%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대폭 상승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에는 하락하며 급등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이날 시장에서는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85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도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하는 등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전날(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전시내각 회의에서 이란에 확실한 타격을 입히되 전면전으로 번지진 않도록 보복 수위를 조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면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발 유가 상승 우려와 이로 인한 물가 압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13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적인 고물가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시기 역시 예상보다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미국의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가 아닌 금리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물가 부담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가계 실질소득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내수부진 역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수출 회복세에 힘입은 경기 회복세도 다시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은 연말까지 점진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과정 속에서 환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는 3분기쯤으로 밀리고 금리인하 횟수가 2회로 제한되면서 달러·원 환율은 연말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행히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추가 확전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지만, 양국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도 어렵다. 유가 추가 급등은 아니더라도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고 이는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동 지정학적 불안감 장기화에 따른 물류 차질 역시 소위 공급망 차질발 물가압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물가 둔화세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물가를 안이하게 판단해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중동 사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관계부처 합동 비상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양측 간 추가적인 무력 충돌이 아직 없는 가운데 현시점까지 원유 수급과 수출입 공급망 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여전히 군사적 긴장이 높은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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