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룰 깬 이란…이스라엘 반격은 기정사실 "시기·규모 주시"

네타냐후, 극우 연정세력과 미국의 자제 요구 사이에서 줄타기

대응 수위 과하면 중동 격랑, 너무 약하면 정치 생명줄 위태


이스라엘이 14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혔으나, 시기와 형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이스라엘 지도부의 다음 과제가 복잡해졌다면서 중동을 전면적인 분쟁에 빠뜨리지 않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문제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 라즈 짐트는 "이는 새로운 단계"라며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최초로 일어난 전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매우 부분적이고 아주 제한적인 형태"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가 지금부터 이스라엘과 이란의 게임 규칙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대내외적인 압박에 처해 곤란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동맹인 미국이 자제를 촉구하는 가운데, 그의 정치적 생명줄을 쥐고 있는 건 연정 파트너인 국내 극우 세력들이기 때문이다. 대응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중동이 격랑으로 빠져들고, 너무 약하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진다.

연정 내 극우 세력들은 이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극우 세력의 대표 격 인물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압도적인 대응"을 요구하면서 "억지와 비례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10월 7일에 사장된 개념이다. 중동에서 억지력을 구축하려면 집주인이 미쳐 날뛰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극우 인사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도 "우리의 대응이 대대로 중동 전역에 울려 퍼지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주저한다면,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은 실존적인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INSS의 이란 전문가 짐트는 이스라엘이 어느 선까지 대응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고려 사항은 미국의 입장과 가자지구 내 작전 계획에 미칠 영향이라고 전했다.

 

AFP통신 또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자체는 거의 확실하지만 문제는 언제와 어떻게에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보 분석가인 스테판 오드랑은 AFP 인터뷰에서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은 자국 영토가 다른 국가의 타격을 받았을 때 무관용 정책을 폈다"며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사드 요원 출신인 INSS의 또 다른 이란 전문가 시마 샤인은 "이스라엘이 보복한다면 민간인 지역이 아닌 군사 지역을 목표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맡았던 에얄 훌라타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다른 계산법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훌라타는 "문제는 이란이 어젯밤 같은 일을 했을 때 국제사회가 무엇을 하느냐에 있다"며 "이스라엘은 그것에 따라 계산할 필요가 있다. 어젯밤에 우리는 혼자였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공격이 대부분 차단되면서 이스라엘이 대응할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 출신인 타미르 하이만은 "이스라엘의 대응은 이란의 영토로 향하겠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하지 않고 상대방이 불확실성 속에 고통받도록 할 수도 있다"며 "시간은 우리 손에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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