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시민단체, 왓츠앱 사용 제한 연령 13세로 낮아지자 반발

"9살 딸이 자해·성폭력 등 유해 콘텐츠 공유 그룹에 초대"

오프콤, SNS 기업 규제 권한 강화…"실천강령 제작중"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Meta)가 운영하는 메신저앱 왓츠앱이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사용 연령 제한 기준을 기존 16세에서 13세로 완화하자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소셜미디어(SNS) 회사 메타에 영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해당 변경안은 지난 2월에 발표됐고 지난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캠페인 단체 '스마트폰 없는 어린 시절(Smartphone Free Childhood)'은 "왓츠앱의 이번 나이 제한 완화 발표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국가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교사와 부모, 전문가들은 아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또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보다 주주 이익을 우선시하는 거대 정보기술(IT)기업에 진저리가 난다"고 비판했다.

BBC는 자해와 성폭력, 인종차별적 내용이 담긴 콘텐츠가 올라오는 왓츠앱 채팅 그룹에 9살 어린이가 포함된 사례를 이날 보도했다.

해당 어린이의 부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아이들도 봐서는 안 되는 성적 이미지와 인종차별, 욕설을 우리 딸이 보게 됐다"고 분노했다.

왓츠앱을 소유하고 있는 메타는 “모든 사용자는 채팅 그룹에 추가할 수 있는 사람을 제어할 수 있는 옵션과 모르는 번호를 차단하고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초등학교들은 5학년과 6학년생들이 유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관련 왓츠앱 그룹에 추가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 담임교사는 한 학년에 40명이 연루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증언했다.

관련 채팅 그룹 가운데 한 곳에서는 스크린숏으로 찍힌 훼손된 시신들의 이미지가 올라오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은 권한이 주어지기만 한다면 안전 범위에 어긋나는 소셜미디어 회사에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 번팅 오프콤 온라인 안전 전략 책임자는 이날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 강령을 작성 중"이라며 "내년에 실질적인 규제 권한이 이양될 경우 관련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변화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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