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남부서 지상군 대부분 철수"…美 요구 때문?

이스라엘군 대변인, 1개 여단 제외한 병력 철수 발표

이, 美 요구엔 선 긋기…카이로 휴전협상 영향 주목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지난해 10월7일)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만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간밤에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다만 철수 배경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이스라엘군의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구호차량 오폭사건으로 미국 정부와 갈등이 극에 달한 이스라엘은 이번 철수 결정과 미국의 압박과의 연관성엔 선을 긋고 있다.

요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군 관계자들과 회의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를 포함한 향후 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철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일간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도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해온 98사단이 철수했다면서 이는 전투 임무가 완료된 데 따른 것으로, 미국의 요구 때문은 아니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개 사단을 필요시 가자지구 작전에 투입할 부대로 지정하고 이들 부대는 가자지구 분리 장벽 인근 키수핌 키부츠(집단농장)에 주둔한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 및 언론들은 이번 철수 결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스라엘 정부와 사뭇 다른 기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이번 철수에 대해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서도 새로운 작전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기보단 "휴식과 재정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4개월간 전투를 벌인 뒤 "그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커비 보좌관은 그러나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한 강한 불만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에) 점점 더 좌절해 왔다"면서 "이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달했던 핵심 메시지였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해야 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이번 병력 철수를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획하는 방식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이번 철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대표단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휴전회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마스는 그동안 휴전과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 논의 등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가자 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을 전쟁 목표로 내건 이스라엘은 이런 하마스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주례 각료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승리 일보 직전이다. 하지만 우리가 치른 대가는 고통스럽고 가슴 아프다"고 밝힌 뒤 휴전협상과 관련해 "인질의 귀환 없는 휴전은 없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극단적 요구는 생존과 재기, 그리고 우리 시민과 군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능력을 다시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마스의 요구에 응하는 것은 10월 7일 학살의 반복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하마스의 입장만 견고하게 한다. 그 압박이 하마스를 향해야만 인질 석방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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