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지연에 슈퍼 엔저…"달러당 160엔 간다"

BofA "미국 금리 인하 이전 日 개입해도 효과 없다"

미국 고금리 베팅…FT "AI+정부지출로 생산성↑ "


미국 기준금리의 인하가 지연될 위험으로 엔화 환율이 달러당 160엔까지 치솟아 엔저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경고했다.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안착하며 엔화가 올라도 운신의 폭은 줄어들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일본은행이 환율시장에 개입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BofA에서 일본은행 글로벌 통화전략을 담당하는 타노스 뱀바키디스 책임자는 3일 블룸버그에 말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포기하고 17년 만에 금리를 올렸지만 엔화는 오를 기미가 없다. 엔화는 이미 30년 넘게 만에 최저로 환율은 일본 당국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지지선인 152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7% 하락해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저조하다. 뱀바키디스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대세를 거스르는 것(leaning against the wind)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저를 막으려고 시장에 개입해도 결국 연준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환율 급등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뱀바키디스 책임자는 일본 외환당국이 "과거 경험을 통해 개입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시장에 약간의 경계심과 양방향 위험을 조성하는 것은 대부분 위협에 불과하다"며 "일본 정부도 모든 것은 연준에 달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엔화 전망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과 일본 사이 금리 격차가 커서 일본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지표를 종합하면 미국 경제는 예상보다 강력하고 인플레이션도 기대보다 높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폭을 65bp(1bp=0.01%p)로 예상하는데 이는 올초 예상 150bp에서 크게 축소된 것이다. 연준이 전망하는 인하폭 75bp보다도 적다.

미국의 장기(중립) 금리도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베팅도 쌓이며 엔화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에 내재된 2027년 미국 금리는 3.6%로 연준이 예상한 중간값 2.6%보다 훨씬 높다.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은 미국 경제의 엄청난 강세로 인해 올해 대규모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인공 지능의 급속한 발전과 막대한 정부 지출로 인해 금리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PGIM 채권의 기예르모 펠리세스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FT에 "인공지능과 막대한 재정지출의 잠재력이 새로운 생산성 내러티브를 주도하고 있다"며 "생산성 맥락에서 미국의 장기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이 변했고 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해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재정지출 덕분에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좋아졌고 이로 인해 장기 금리 전망도 높아졌다는 얘기다. 클리블랜드 연방 준비 은행의 총재이자 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의 투표 위원인 로레타 메스터는 이날 미국 경제의 회복력에 힘입어 자신의 장기금리 예상치를 2.5 %에서 3 %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미국의 장기 금리가 3.25%에서 3.5% 사이가 될 것이며 연준이 "약간의 현상 유지 편향"을 가지고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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