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도망쳐" 日오키나와 주민들 혼비백산 고지대로 대피

해변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차량들로 교통 정체 빚어

쓰나미 위협 지나가…현재는 주의보도 해제


7.2 규모의 대만 지진으로 일본 오키나와현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발생했다.

3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 TBS에 따르면 오키나와현 각지의 주민들은 강진에 따른 쓰나미에 대비해 고지대로 대피했다.

이날 오전 8시 58분쯤 대만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하자 일본 공영방송인 NHK를 비롯해 TV아사히, TBS, 후지TV등 일본의 각 방송국들은 오전 9시 1분쯤부터 지진 및 쓰나미 관련 속보를 송출하기 시작했다.

NHK는 오키나와 야에야마 지역과 미야코지마를 대상으로 긴급 지진 속보 방송을 내보냈다. 화면에는 쓰나미 도달 예상 시간과 함께 '쓰나미, 도망쳐!'같은 경고문들이 등장했다.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대피할 것으로 촉구했으며, 피난을 안내하는 수화 통역사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오키나와 나하시의 고지대인 구가니무이 공원에는 인근 오피스텔과 보육원에서 나온 200여명의 사람이 잇따라 찾아들었다. 이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정보를 수집했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며 도시 상황을 살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설명했다.

반려묘 2마리와 함께 대피한 한 57세의 여성은 "쓰나미 경보에 놀라 화장도 안 하고 고양이를 데리고 대피했다"며 "처음엔 아파트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사람들이 고지대로 향하는 것을 보고 불안해져 이 공원으로 왔다"고 답했다.

니시하라마치 지역에서도 어린 학생들을 비롯해 주민들이 걸어서 고지대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대피하려는 차량 행렬로 도로에서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거나 스마트폰을 보며 쓰나미 진행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오키나와현의 이시가키섬에서도 바닷가와 반대 방향으로 대피하는 차량 행렬이 늘어지기도 했다. 높은 곳으로 이동하던 이시가키섬의 한 주민은 "고지대인 산으로 대피해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며 "쓰나미가 도달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 교통이 꽉 막힌 상태"라며 "이시가키섬에 차가 이렇게 많았나 싶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여행차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들도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오키나와 필수 관광지인 추라우미 수족관을 방문한 한국인들은 재난 문자 알람이 울리자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수족관 직원들은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인근 고지대로 대피시켰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현재 오키나와현의 쓰나미 주의보는 해제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은 대만 앞바다에서 일어난 지진 규모를 7.7로 상향 조정하고 진원지의 깊이도 23㎞로 추정된다고 발표하며 "1주일 정도 같은 규모의 지진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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