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냉장고'라더니…알래스카, 알고 보니 '보물단지'였다 [역사&오늘]

<알래스카 매각 협정 현장(출처: 엠마누엘 로이체, 유화(1868),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3월 30일,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 매입

 

1867년 3월 30일, 미국이 러시아와 알래스카를 매입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당시 이 거래를 주도한 인물은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H. 수어드였다.

러시아는 1850년대 말부터 알래스카를 매각하고자 했다. 알래스카의 경제적 가치가 낮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아시아 무역을 위한 선박 연료 보급기지가 필요했다. 때마침 알래스카 매입을 제안받은 미국은 수어드 국무장관을 대표로 교섭에 응했다.

크림 전쟁(1853~1856)의 패배로 재정난을 겪고 있던 러시아로서는 통치하기 어려운 알래스카의 매각이 그리 어리석은 판단은 아니었다. 러시아 차르 알렉산드르 2세는 알래스카를 미국에 넘겨 재정을 확보하고, 캐나다를 지배하던 영국도 견제하고자 했다.

알래스카는 협상 끝에 720만 달러(현재 가치로 약 2조 원 추산)에 미국에 팔렸다. 1에이커(약 1200평)당 2센트다. 알래스카 면적이 171만 8000㎢(한반도의 약 7.5배)인 것을 고려하면 푼돈이다.

그럼에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에선 비판 여론이 거셌다. 어쨌든 쓸데없이 국고를 낭비해 얼음덩어리 황무지를 사들인 꼴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수어드는 조롱의 대상이 됐다. 알래스카는 '수어드의 냉장고', '수어드의 바보짓, 또는 '북극곰 정원'으로 불렸다. 

하지만 약 30년 후 큰 반전이 일어났다. 1896년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발견된 것이었다. 곧이어 석유 발견 소식도 전해졌다. 매장량은 미국을 세계 3위에 올려놓을 규모라는 조사가 나왔다. 러시아로선 땅을 치고 통탄할 노릇이었다. 

알래스카는 현재 미국의 49번째 주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태평양과 북극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고, 다양한 생태계를 보유한 천연자원의 보고다. 오늘날 알래스카 매입은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거래로 평가받는다. 물론, 수어드의 '오판'은 '선견지명'으로 거듭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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