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농장 인부들이 왜 이렇게 줄었을까?

워싱턴주서 5년 새 37% 사라져ⵈH-2A 비자 인부는 거의 2배 증가


워싱턴주에 삶의 터전을 둔 이주 농장인부가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3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치보다 23%나 높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반면에 H-2A 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되는 외국인 인부는 같은 기간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이주 인부들이 연로해졌고 농장보다 쉬운 일로 전업하기 때문이라고 당국은 설명한다.

그러나 농장인부 노조와 인권단체들은 이주 인부들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농장주들이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H-2A 인부들을 대대적으로 고용해 이주 인부들을 밀어내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대부분 히스패닉계인 이주 인부들은 미국 내에 거주하며 계절에 따라 캘리포니아에서 오리건을 거쳐 워싱턴주까지 북상해 옮겨가면서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장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농장주들에게 이주 인부를 구할 수 없을 경우에만 H-2A 인부로 대체하도록 규제하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마운트 버논 지역의 14년 경력 농장인부인 토마스 라몬(39)이 밝혔다.

노조 부위원장이기도 한 라몬은 가정이 있는 이주 인부들이 가족 중에 질병 등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부득이 일을 쉴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고용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지만 H-2A 인부들은 혈혈단신이기 때문에 그럴 위험이 없다며 그들은 생사여탈권과 마찬가지인 자신의 비자를 장악하고 있는 농장주들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주 내 최대 H-2A 고용 대행업체인 ‘와플라’의 스캇 딜리 대변인은 농장에 ‘인부 구함’ 사인판만 걸어두면 이주 인부들이 몰려든 시대는 지났다며 많은 이주 인부들이 한 곳에 정착해 살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농장노동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국제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하고 H-2A 인부들에게 밀려난다는 이주 인부들의 주장은 구시대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주 인부노조는 H-2A 인부들도 싸구려 임금에 노동착취를 당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는 이주 '인부 vs H-2A 인부'의 대결이 아닌 전체 농장인부들의 근본 복지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농장주들과 정부당국이 시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선책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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