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 논란 끝에 피폭국 일본서 개봉…"복잡한 심경"

"아카데미상 자격 있지만 히로시마 주민으로서 보기 힘들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영화 '오펜하이머'가 피폭국인 일본에서 논란 끝에 개봉했다.

29일 일본 매체를 종합하면 영화 '오펜하이머'가 이날 일본 극장가에 걸렸다.

일본에서 배급을 맡은 '비터즈 엔드'는 "해당 작품이 다루는 소재가 우리 일본인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므로 다양한 논의와 검토를 거친 끝에 일본 개봉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놀란 감독이 각본까지 맡은 이 영화는 미국의 핵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자폭탄 개발을 이끈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조명한다.

주연 킬리안 머피 외에도 에밀리 블런트·맷 데이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플로렌스 퓨 등이 출연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에서 원폭 투하로 목숨을 잃은 이들은 20만 명을 넘는다. 대부분의 피폭자 세대는 이미 사망했지만 일부 생존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원폭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 '오펜하이머'는 개봉 당시 일본에서 개봉이 가능할지 관심이 주목됐다.

일본 매체들은 "원폭의 참상을 그리지 않고 천재 과학자의 두뇌와 인생만 해석했다"면서도 "오히려 비극적인 모습을 담지 않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NBC는 나가사키의 한 영화관을 찾아 "나가사키현민으로 복잡한 심경"이라는 관람객의 모습을 전했다.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한 관람객은 로이터통신에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놀라운 영화"라면서도 "영화는 원자폭탄을 찬양하는 듯한 방식으로 묘사하기도 해서 히로시마에 뿌리를 둔 사람으로서 보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히로시마 주민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며 "하지만 마지막에 오펜하이머가 미국에서 재판받는 등 몇몇 장면에서 굉장히 불편함을 느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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