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 벗어라" 무슬림 학생과 언쟁한 프랑스 교장, 살해 협박에 사임
- 24-03-28
교내에서 무슬림 학생에게 스카프를 벗으라고 요구했다가 살해 협박을 받은 프랑스의 한 교장이 결국 스스로 교편을 내려놨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프랑스24에 따르면 프랑스 교육 당국은 프랑스 동부의 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교장이 무슬림 학생과의 언쟁 후 살해 협박을 받아 교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교장은 지난 2월 28일 교내에서 스카프를 두른 학생 3명에게 스카프를 벗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학생 중 한 명이 이를 거부해 말다툼이 벌어졌다. 해당 학생은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던 성인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교장은 온라인 상에서 살해 협박에 시달렸다. 협박을 한 용의자는 26세 남성으로, 오는 4월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해당 학교가 학부모와 교사, 학생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교장은 자신과 학교의 안전을 위해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육 당국은 6월에 은퇴할 계획이었던 교장이 예정보다 조금 더 일찍 퇴직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해당 학생은 교장이 자신의 팔을 때렸다고 주장하며 교장을 고소했다. 그러나 이날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학생의 고소를 기각한다고 밝히며 거짓으로 고소를 한 학생에 대해 국가가 소송을 걸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가장 무슬림이 많은 나라로 꼽힌다. 프랑스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약 6700만명의 프랑스 인구 중 약 10%가 무슬림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국가 기관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내에서 종교를 표현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에 2004년부터 학생들은 교내에서 히잡 등 스카프나 터번, 키파 등을 착용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세속주의를 옹호하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보리스 발로 프랑스 사회당 대표는 이번 사건이 "집단적 실패"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정치인 마리옹 마레샬은 "이슬람 괴질에 직면한 국가의 패배"라며 강도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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