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뒤 이런 소름 처음"…볼티모어 교량 붕괴에 주민들 '멘붕'

"다리 건넌 지 3분 만에 붕괴…귀가 후 몸 떨며 울기 시작"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대형 화물선 충돌로 프란치스 스콧 키 대교(Francis Scott Key Bridge)가 붕괴하자 볼티모어 주민들도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붕괴 다리에서 불과 2.5㎞ 떨어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한 주유소 편의점 직원과 손님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편의점 직원 패트리샤 시스크(82)는 프란치스 스콧 키 대교 붕괴 사고 이후 경찰관과 응급 구조 대원, 충격을 받은 주민들을 꾸준히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고로 주민들이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모든 경찰을 보았고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게 말했다"며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런 소름 끼치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스크는 이날 아침 내내 계산대에서 손님들과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언급했다. 손님들 중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붕괴 영상을 보여주며 발길을 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몇몇 손님들은 폭발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들은 정말 끔찍해하고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편의점 단골 중 한 명인 제니퍼 울프(41)는 이날 자신의 아들이 다리를 건넜다고 이야기했다. 사고가 일어나던 밤 울프의 아들은 여자 친구와 다툰 뒤 화를 삭이기 위해 산책길에 올랐는데, 이때 프란치스 스콧 키 대교를 건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곧 여자 친구와 화해했고, 커피를 한 잔 사 들고 다시 다리를 건넜다. 울프는 자신의 아들이 대교를 다시 건넌 지 3분 만에 다리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아들이 "당황한 채로 집에 돌아와 몸을 떨며 울기 시작했다"며 "아직도 잠들지 않고 뉴스를 보며 쉬지 않고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다리를 지나며 사고를 미리 예견한 주민도 있었다. 붕괴 현장을 보러 왔다가 아침 식사와 음료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은 볼티모어 주민 폴 크라차스(59)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크라차스는 "(대교에는) 보통 큰 예인선들이 항상 드나든다"며 "다리 위를 지날 때 가끔 다리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볼티모어에서 출항해 패타스코강을 건너던 싱가포르 선적 '달리(Dali)'는 이날 오전 1시 27분쯤 프란치스 스콧 키 대교의 주탑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교량 구조물 대부분이 무너졌으며 다리 위에서 포트홀을 수리하던 인부 8명이 물에 빠졌다. 현재 2명이 구조된 상태이며 이중 1명은 중상을 입어 인근 외상센터로 옮겨졌다. 나머지 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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