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투표 위해 600km 달려왔어요"…중국서 재외국민투표 시작
- 24-03-27
이날부터 6일간 중국 전역 10개 투표소서 진행
한중관계 급랭·교민수 감소·총선 관심도 저조 등으로 유권자수 줄어
국회의원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초전격이 재외국민투표가 27일 시작됐다. 중국 전역에는 수도 베이징에 있는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관을 비롯해 총 10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재외국민투표는 이날부터 6일간 진행되는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베이징과 인근 지역에서 몰려든 교민들이 속속 도착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교민들의 투표 편의성 제고를 위해 주요 한인 밀집지역에 대형 버스를 마련해 운행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
선거관리위원회는 교민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베이징 왕징, 우다오커우을 비롯해 인근 톈진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마련해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투표 첫날인 이날 오전 투표소에서 만난 한국인 사업가 박정수 씨는 "투표를 위해 네이멍구 바오터우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바오터우는 투표소와 600km 넘게 떨어진 곳이다.
중국에 26년간 거주하며 총 34차례의 재외투표에 참가했다고 밝힌 박 씨는 "케이팝과 같은 한국 문화가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도 좋지만 최근 국가 이미지가 안 좋아지는 것을 피부로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 투표하러 오게 됐다"며 "(이동의) 번거롭긴 하지만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라기 때문에 (거리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사범대 유학생인 2002년생 이래교 씨는 "재외국인선거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외에서 투표하게 돼) 약간 떨린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투표소를 찾은 박인헌 씨는 약 3시간 30분이 걸려 이곳에 도착했다고 언급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는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민사회 한쪽에선 교민 감소 등과 맞물려 유권자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전역의 유권자 수는 1만7095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 대선(3만1명)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1대 총선의 중국 내 유권자 수는 2만797명으로 집계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신청한 유권자는 2583명에 그쳤다. 실제 투표소에서 만난 교민들은 예년 대비 투표소가 한산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교민들이 27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기다리고 있다. © News1 정은지 특파원 |
통상 총선에 대한 재외국민의 관심도가 대선 대비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드,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중국 내 교민 수가 급감한 것은 물론이고 투표소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정수 베이징 선거위원장은 "베이징에서 머물며 18년간 재외선거를 해왔는데, 교민 수가 많이 줄었고, 투표를 신청한 사람들이 얼마나 실제 투표를 할지도 걱정"이라며 "중국과 한국 관계가 좋아진다면 교민들이 늘어나 (유권자도 늘어나겠지만) 관계가 안 좋으니, 교민들도도 떠났다"고 말했다.
고탁희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장은 "전국 전역에 총 62개의 한국인인회가 있고, 한국인회가 없는 지역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지만 62개 도시에서 모두 투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투표권 행사는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지만 투표소 설치에 한계가 있고 재외국민들은 지리적, 접근성 한계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고탁희 회장은 "사드와 코로나 등을 겪으면서 교민 수가 줄어들어 투표소가 한산한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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