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이사회, 항공사 수장들 만나 위기 수습나서

칼훈 보잉 CEO, 잇단 여객기 사고로 사퇴 압박 커져


보잉 이사회가 잇단 사고에 따른 안전 문제 우려를 잠재우고자 고객사인 대형 항공사 경영진들과 만날 예정이다. 다만 보잉의 수장인 데이비드 칼훈 최고경영자(CEO)는 이 면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잉 이사회가 다음 주부터 회사 고객인 대형 항공사들의 최고 경영진을 만나 최근 불거진 보잉 여객기의 안전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나 칼훈 CEO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잉의 주요 고객사로는 미국의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 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알래스카항공 등이 있다.

소식통은 "칼훈 CEO는 다음 주에 시작될 (경영진)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보잉 이사회 의장인 래리 켈너가 이례적인 '리스닝 투어'(listening tour)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잉 관계자는 "칼훈 CEO가 이사회의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보잉 이사회가 최근 회사를 둘러싼 우려와 관련 고객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소통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고, 칼훈 CEO가 이를 지지하면서도 직접 고객사를 만나지는 않을 거란 얘기다. 소식통에 따르면 각 고객사와 면담에는 2~3명의 다른 보잉 이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보잉 이사회의 이런 계획은 1월 '737 맥스' 여객기가 비행 중 동체 패널이 뜯겨 나간 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보잉의 안전 문제 논란이 여전하고, 칼훈 CEO와 여객기 부문 회장 스탠 딜에 대한 고객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18년과 2019년 대형 추락사고가 잇따랐던 보잉은 1월 사고 이후에도 엔진 화재로 비상 착륙·회항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또 이륙 중 타이어가 빠지고, 착륙 이후 비행 중 외부 패널이 떨어진 것을 뒤늦게 발견하는 등 안전 문제 논란에 연이어 휩싸였다.

미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앞서 "칼훈 CEO는 최근 보잉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로 곤경에 빠졌다"며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컨설팅업체 에어로다이내믹 어드바이저리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상무이사는 "보잉의 정권 교체는 이제 필수적"이라며 칼훈 CEO의 교체 필요성을 주장했다. 칼훈 CEO는 지난 2020년 보잉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켈너 의장과 보잉 이사들은 '리스닝 투어'를 통해 보잉의 주력 여객기인 '737 맥스' 기종을 중심으로 최근 논란에 대한 고객사들의 지적을 직접적으로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의 수장들은 보잉 이사회의 '리스닝 투어'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항공사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성명에서 "우리는 보잉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잉의 해외 고객사인 라이언에어는 "보잉 이사들과의 회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내놨다.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항공사 콘퍼런스에서 "보잉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최근의 행보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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