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87%' 푸틴 '21세기 차르' 등극했다…종신집권 가도

총리 임기 합치면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 집권기 넘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국 대통령 선거에서 5선을 확정지으면서 '21세기 차르'서 사실상 종신 집권 기반을 굳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가 95.08% 실시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87.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고 득표율 기록은 지난 2018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기록한 76.7%였다.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은 77세가 되는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됐다.

2000년 3월 대선으로 집권한 푸틴 대통령은 29년간 집권했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기록을 깨게 됐다. 총리로 재임했던 2008~2012년까지 집권기에 포함하면 18세기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인 34년까지 넘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헌법 개정을 통해 2030년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도록 해놨다. 정적이랄게 없는 상황에서 그가 차기 대선까지 출마한다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도 집권이 가능하다.

 

영국 BBC는 그가 5번째 임기를 준비하는 동안 모든 반대 세력이 사라졌고, 그가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길을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 승리는 예견된 일이었으나,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을 재확인하는 수단으로서 여전히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그는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우선순위가 우크라이나에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 과제를 해결하고 보다 강한 군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인은 모두 출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표출될 기회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푸틴 대통령의 승리를 '국민 통합'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 국영 뉴스 채널인 로시야24 진행자는 "전국 각지에서 나온 투표 결과가 현직 대통령을 중심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통합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같은 채널에 등장한 다른 진행자는 국가가 "무력 충돌 상태"에 있고 "전례 없는 국제적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 또한 기록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타스통신은 지난 15~17일 사흘간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74.22%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소련 붕괴 이후 첫 대선이었던 1991년(74.6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투표 기간이 하루에 불과했던 지난 2018년 대선 당시 투표율(67.54%)보다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 등 다수 서방 국가들은 이번 선거가 '자유와 공정에서 벗어난 선거'라면서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겨냥 '러시아 독재자'가 자신의 영원한 통치를 위해 사실상 가짜 선거를 진행했다면서 "이런 선거 모방에는 정당성이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 이 사람은 헤이그(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투옥시키고 (대선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람들의 출마 또한 막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불법적으로 선거를 치르고 유권자의 선택권도 보장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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