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겨울 눈은 언젠가는 녹습니다!
- 24-03-18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겨울 눈은 언젠가는 녹습니다!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었던 다윗은 왕이라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같지 않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긴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아브라함과 함께 다윗을 가장 귀한 인물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조상이 되어 신약성경을 여는 마태복음 1장의 첫 절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마태복음1:1)는 말씀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런 정도의 사람인 다윗이 성경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들보다도 더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가 탄식하듯 남긴 말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무고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내 머리털보다 많고 무리히 내 원수가 되어 나를 끊으려 하는 자가 강하였으니 내가 취치 아니한 것도 물어주게 되었나이다.”(시편69:4)는 말씀과 같이 말입니다.
실제로 그는 선대왕이었던 사울 왕으로부터 시기(猜忌)를 받아 죽임을 당할 뻔 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사울 왕은 정예된 군사 3천 명을 데리고 다윗을 잡아 죽이려고 몸소 추격하고 다녔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뿐 만이 아닙니다. 다윗이 훗날 왕 위에 올랐을 때에도 남도 아닌 자신의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받아 또 다시 도망 다녀야만 하였습니다. 그리고 말년에는 자신이 가장 믿었던 신하 요압장군이 배신하여 씻을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3월 24일은 고난주일이고 그 한 주간은 고난주간입니다.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고난을 기리고 가슴에 새기는 교회 절기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바로 이러한 때에 우리 인생에 닥치는 고난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 무거운 짐들을 고난의 주님께 맡겨드리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난으로 인해 절망하고 삶의 원동력을 상실하며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곤 합니다. 더군다나 의지할 사람도 없고 외로운 이민사회에서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가깝게는 가족들로부터 오는 아픈 고난이 있고 멀게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낯선 사람들로 인해 당하게 되는 고난도 있습니다.
신약성경의 절반을 기록하였던 사도 바울은 이와 같은 고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로마서4:3-4)는 말씀과 같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난을 이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견디기 어려운 고난도 결국은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그 고난을 즐거워하며 그 고난이 인내를 만들어 내고 그 인내가 연단을 만들어 결국은 소망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은 자신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죄인들을 살리시려 그 모진 십자가를 앞에 두고 기도하시던 예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뜻대로 하지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자신이 저야 할 십자가라면, 그리고 그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뜻이라면 거기에 매달려 죽는다 할지라도 그 고난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그와 같은 예수님을 죽음에 두지 않으시고 다시 실려 부활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당하는 고난이 제아무리 겨울 눈보라처럼 차갑고 길더라도 머잖아 봄은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녹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겨울눈도 소리도 없이 찾아온 봄기운에 녹아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들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러한 예수님께서 우리들이 겨울눈 같은 고난에서 떨고 있는데 그것을 모르시는 척 버려두지 않으실 것입니다. 봄날의 햇빛 보다 더 따뜻한 사랑으로 그 차가운 겨울눈을 녹여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만큼 우리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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