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빠, 중2 때부터 3년간 성폭행…엄마 없는 날 노렸다" 日 여성 피해 호소

20대 일본 여성이 "고통을 알아달라"며 기자회견을 열고 친아버지에게 수년간 성폭행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여성은 같은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일본 튤립TV에 따르면 이날 후쿠야마 리호(24)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친족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다.

리호 씨는 중학교 2학년 여름 무렵부터 모친이 외출 중인 자택에서 부친이 성폭행했다며 지난해 3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준강간 혐의로 체포된 리호 씨의 부친 다이몬 코지(52) 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코지 씨는 아내가 월 1회 친구와 외출하는 날을 노려 딸 리호 씨를 성폭행했다. 리호 씨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약 3년간 성폭행이 이어졌고, 그 횟수는 최소 8번에 달했다.

리호 씨는 "중학교 1학년 때는 아버지가 내 가슴이나 허벅지를 만졌다. 이후 성관계를 강요당했고, 거절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2학년 때 성폭행을 당했을 때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불안보다는 절망이었다"며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더러워진 걸까, 가족에게 알리면 슬퍼할까 봐 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움을 구해도 도움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언제 또 아버지와 둘이 있게 될까, 둘이 있으면 성폭행당하려나 하는 불안 속에서 지냈다. 그 속에서 나 자신을 어떻게 지킬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리호 씨가 아버지의 성폭력으로부터 벗어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당시 그가 믿고 의지하던 보건 교사에게 피해를 털어놨고, 이후에는 아동상담소의 일시적인 보호를 받았다.

리호 씨는 성폭행을 당한 뒤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신적으로는 내 감정이 없는 것 같은, 무기력감이 있었다. 살고 싶지 않았다. 성적도 뚝 떨어졌다. 갑자기 감정이 표출돼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주위에서는 심한 사춘기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는 가해자가 같은 집에 있어서 안심하고 잘 수 없었다. 그래서 중학생, 고등학생 때 보건실 선생님께 도움받았고 열이 나는 것도 아니지만 침대에서 쉬게 해주셨다. 학교에서는 아버지가 없어 안심하고 잘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대학생 때 역시 강의를 듣다가 과거가 떠올라 학교에 가지 못하기도 했다고. 현재 약을 복용 중이지만 구역질이 나서 밥을 제대로 못 먹는 날도 있다고 한다.

리호 씨는 "과거 아버지가 내게 한 일은 바꿀 수 없기에 내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고통스러웠다"면서 "대학생 때는 부모에게도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납득하려고 했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처벌에 대해 그는 "여기까지 온 이상 기소해 줬으면 한다. 조금이라도 내가 과거에 당한 피해를 납득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벌을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피해자에게는 정신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리호 씨는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숨길 필요도 없고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다"면서 "가정 내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성폭력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접 돕기는 어렵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등 배려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이런 피해는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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