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특검' 로버트 허 "기억력 평가, 정확·공정"…'한국계' 언급 눈길
- 24-03-13
美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민간인 신분으로 출석
"바이든 부당하게 폄훼하지 않아…바이든 무죄 입증한 것 아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 문건 유출 및 불법 보관 의혹을 수사했던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거론한 수사결과 보고서에 대해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허 전 특검은 특히 "당파적 정치는 제 업무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며 자신의 불기소 결정과 수사결과 보고서 작성과 관련한 정치적 의도를 전면 부인했다.
허 전 특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수사결과 보고서에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왜'(불기소 결정을 했는지)를 설명해야 했다"면서 "제 결정이 신뢰받도록 하려면 단지 불기소하고 거기서 그만둔다고 선언하는 것으론 부족했다"고 말했다.
허 전 특검은 전날인 11일 특검직에서 사임해 민간인 신분으로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관한 보고서상 제 평가가 필요했고, 정확하고 공정했다"면서 "저는 제 설명을 왜곡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부당하게 폄훼하지도 않았다. 저는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에게 제 결정과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상태의 평가는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직을 마친 후에 기밀자료를 민간인 신분으로 불법 보관하고 있었던 게 '범죄'로 인정되기 위해선 '고의'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상태 평가가 필수적이었다는 게 허 특검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고의'와 관련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 수준의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허 전 특검은 이날 애덤 시퍼 등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자신에 대해 '정치적 선택을 했다' 등의 공세를 펴자,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한 언급을 생략하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지만, 그것은 불완전하고 부적절한 보고서였을 것"이라며 "정치는 전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자신이 등록된 공화당원이라고 확인한 허 전 특검은 한 민주당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법무부 요직에 기용되길 바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저는 그러한 열망이 없으며, 단언컨대 정파적 정치는 제 업무에서, 제가 했던 수사 단계에서, 제가 내린 결정에서, 제가 작성한 보고서의 단 한 단어에도 전혀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민주당이 이번 특검 수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완전한 무죄 입증'으로 결론 내려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그것은 보고서에 있는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검사로서 제 임무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그에게 무죄임을 입증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한국계로 트럼프 행정부 때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을 지낸 허 전 특검은 약 1년간의 수사를 거쳐 지난달 8일 공개한 바이든 대통령 기밀유출 관련 수사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부통령 재임 후 민간인 시절 기밀문서를 고의로 소지한 혐의가 있다고 봤지만, 기소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허 전 특검은 보고서에서 배심원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악의는 없지만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인식할 수 있기에 유죄 평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재직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이 언제 죽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고 적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및 기억력 저하 문제가 재부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이날 공화당 하원의원들로부터 '불기소 결정'에 대한 비판을 받자, 바이든 대통령이 '완전히 무죄'라는 "결론은 제 보고서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불기소 결정이 옳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973년 뉴욕에서 태어나 하버드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허 전 특검은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뿌리를 강조하며 스스로를 변호하기도 했다.
그는 "제 부모님은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전쟁 중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배고픔을 기억하는 아버지는 미군 병사들이 나눠준 음식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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