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국 1억 시대]두 번의 겨울 겪고도 '부활'…5년 새 33배 뛰었다

비트코인, 국내 거래소서 사상 첫 1억원 돌파

ETF 거래 승인 이후 본격 상승세…기관투자자 유입·반감기 효과 '톡톡'


비트코인(BTC) 가격이 국내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상승장에서 8000만원대 가격을 기록한 후 줄곧 하락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탄 결과다. 특히 지난 1월 미국에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주요 상승 요인이 됐다.

◇비트코인, 국내 거래소서 사상 첫 1억원 돌파

11일 오후 4시 32분 비트코인은 업비트에서 첫 1억원 선을 터치했다. 이후 1억22만원까지 가격이 뛰었으며 오후 5시20분 현재도 1억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최고가 경신' 릴레이는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8일 비트코인은 업비트, 빗썸 등 국내 거래소에서 8300만원을 돌파하며 2021년 11월 당시 가격을 넘어섰다. 

이후 일주일 뒤인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달러 기준 최고가도 경신했다. 또 6일 만인 이날(11일) 국내 원화 기준, 달러 기준 최고가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간도 단축되는 추세다. 

비트코인은 그 동안 두 번의 겨울을 겪었다. 지난 2019년 가격이 300만원대까지 하락하며 하락장을 뜻하는 '크립토 겨울'을 겪었고, 이후 2021년 상승장을 맞았다. 당시 가격이 8000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2022~23년 상반기까지 또 한 번의 크립토 겨울을 겪으며 2000만원 선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크립토 겨울' 뒤집은 '현물 ETF'…비트코인의 상승 전환기

상황을 반전시킨 건 미국 시장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현물 ETF는 그동안 비트코인 직접 투자를 꺼리던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통로로 통했다. 지난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으로 10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되기 시작했고, 기관투자자의 유입도 본격화됐다.

ETF 거래량이 늘면서 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빠르게 매입하기 시작했다. 현물 ETF 운용사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해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ETF를 상장시킨 자산운용사 중에서도 'ETF 거래량 1위' 블랙록이 가장 많이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현재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IBIT'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9만6000여개에 달한다. 

'반감기 효과' 역시 거대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줄어들므로 가격에 긍정적이다. 반감기는 오는 4월21일 쯤으로 예정돼 있으며, 채굴 속도에 따라 구체적인 날짜는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상승세에는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반감기는 ETF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생긴 상황에서 발생하는 반감기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전한 김치프리미엄…해외선 9300만원대 거래

이 같은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우리나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날 비트코인이 1억원을 터치했을 당시 해외 거래소에서는 7만1300달러(9330만원) 선에서 비트코인이 거래됐다. 국내 가격이 670만원 가량 높은 것이다. 

이는 국내 거래소 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프리미엄' 때문이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외국인의 가입 및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어 해외에 비해 '단기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 편이다. 이 때문에 그간 김치프리미엄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통상 김치프리미엄은 5%만 돼도 높은 편에 속하나, 최근 상승장이 펼쳐지면서 프리미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한때 10%에 달하며 2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7%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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