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백기 들 용기" 주장한 교황에 "협상은 있을 수 없다" 반발

"우리 국기는 노랑·파랑…백기 들지 않겠다"

교황 "상황 좋지 않을 땐 협상할 용기도 있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와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 협상을 종용하자 우크라이나가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교황을 향해 "전쟁에서 강자는 상대방을 같은 입장에 놓고 '협상'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선의 편에 서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쿨레바 장관은 교황의 '백기' 발언을 겨냥해 "우리의 국기는 노란색과 파란색이다"라며 "이것이 우리가 살고 죽고, 승리하는 깃발이며 다른 어떤 깃발도 게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공개된 스위스 공영방송 RT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과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의견이 양분된 상황과 관련해 협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교황은 "상황을 바라보고 국민을 생각해 백기를 들 용기를 가지고 협상하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라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용기가 필요한 단어다"라며 "자신이 패배하고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협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마테오 부르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언급한 '백기'라는 용어는 "적대 행위의 중단과 협상할 용기로 달성한 휴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교황의 발언에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주변국에서는 거센 반발이 따랐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교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할 용기를 갖도록 격려해야 한다"라며 ""그러면 협상이 필요 없이 즉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도 "악과 싸워 이겨서 악이 백기를 들고 항복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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