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문제는 나이 아니고 사고"…논란 반박하며 트럼프에 '맹공'

"러시아 지도자에게 고개 숙이고 중국에도 강경 발언만"

이스라엘에 경고…"우리 직면한 문제는 나이가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연두교서)에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펼쳤다. 두 사람은 지난 5일 각 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분기점으로 일컬어지는 '슈퍼 화요일'(16곳 동시 경선)을 거치며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리턴매치'(재대결)을 확정지었다.


현직 대통령의 이점을 활용, 미(美) 전역으로 방송된 국정연설을 통해 본선 라이벌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국정연설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시작해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멈출 수 있다. 우리가 함께하고 무기를 제공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내 전임자(트럼프)는 푸틴에게 '네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며 "러시아 지도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말도 안 된다. 수용 불가능하며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1·6 의회 난입 사태'를 거론하며 결국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중(對中) 관계에 있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저는 태평양에서 우리의 파트너십과 동맹을 활성화했다"며 인도, 호주, 일본, 대한민국 등을 언급한 뒤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의 무기로 사용될 수 없도록 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중국에 대한 그(트럼프)의 모든 강경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전임자(트럼프)는 그렇게 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년 동안 공화당 친구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은 중국이 부상하고, 미국은 뒤처지고 있다는 얘기뿐이었다"며 "그들은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제가 미국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앞서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 목소리'가 백악관에서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도로를 점거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이동을 방해했던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목적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지 말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고 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며 "미래를 내다볼 때 유일한 실제 해결책은 '두 국가 체제'"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 아랍계·젊은층과 같은 전통적 지지층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날 연설에서 거론했다. 그는 "젊어 보이지만 꽤 오래 살았다"고 농담을 던진 뒤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나이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오래되었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오, 분노, 복수, 보복은 가장 낡은 사상"이라며 "미국을 과거로 데려갈 뿐인 이들로는 미국을 이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국정연설은 약 1시간 7분간 진행됐다. 연설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 지지하는 하원 의원인 마조리 테일러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가 공화당을 상징하는 붉은색으로 도배된 차림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단상으로 걸어가며 의원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하는 동안 민주당 쪽에서는 "4년 더!"라는 외침이 나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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